동해가스전 2차 시추에 복수 외국계 입찰…사업 불씨 되살아나
7개 광구 중 대왕고래 외 오징어·명태 등 나머지 광구에 업체들 관심
1차 시추 대왕고래 구조는 최종 '사업성 없음' 결론, 시추 중단
- 김승준 기자,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나혜윤 기자 = 한국석유공사가 추진하는 동해심해가스전(7개 석유·가스 유망 지질 구조) 2차 추가 시추 투자유치 입찰에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참여하면서, 국내 심해 자원 개발 사업에 새로운 불씨가 살아날 전망이다.
7개 유망 지질 구조 중 1차 시추 대상이었던 ‘대왕고래’ 구조는 최종 '경제성 없음'으로 결론났지만, 나머지 6개 유망구조에 대해 해외 업체들이 공개적으로 관심을 나타내면서, 개발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동해 해상광구 투자유치(지분참여) 입찰을 지난 19일 오후 3시 마감한 결과, 복수의 외국계 업체가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에 들어간다고 21일 밝혔다.
동해심해가스전 개발 사업이 이뤄지는 6-1광구와 8광구에는 총 7개의 석유·가스 매장 유망 지질 구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대왕고래'(8광구와 6-1광구 사이에 위치)는 7개 유망구조 중에서 자원량이 클 것으로 기대되던 시추 지역이었다.
이번 입찰은 6-1광구와 8광구에 설정된 4개의 조광구를 대상으로 자원 탐사 업체를 모집하기 위해 지난 3월 시작됐다. 각 조광구에는 유망 구조들이 위치해 있다.
석유공사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를 통해 자원 탐사 업체와 자원 채굴 권한·이익을 나누는 대신, 자원 탐사에 들어가는 자금과 투자 리스크를 분산할 수 있다. 새 정부 들어 동해심해가스전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이번 입찰은 당초 6월에 마감될 예정이었으나, 잠재 투자사의 요청에 따라 입찰 기간이 3개월 연장됐다.
입찰 참여사가 1곳뿐일 경우에는 관련법에 따라 입찰이 무산되는 상황이었으나, 복수의 해외 기업이 관심을 보임에 따라 투자 규모와 자원 채굴 권한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이 이뤄지게 됐다.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기 위한 입찰 평가 및 입찰 제안서 검토 작업은 글로벌 에너지 정보업체인 S&P 글로벌이 맡는다.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후에는 세부 계약조건 협상을 거쳐 조광권 계약 체결로 이어질 예정이다.
입찰에 참여한 복수의 외국계 업체의 구체적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석유공사는 "현재 시점에서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입찰 참여 업체의 구체적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날 석유 공사는 1차 시추 유망 구조인 '대왕고래'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사업성 없음' 결론을 내리며, 추가 자원 탐사는 종료한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올해 2월 대왕고래 유망구조에서 1차 시추를 진행하고, 채취한 시료를 전문 분석기관(Core Laboratories사)에 의뢰해 약 6개월간 정밀분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대왕고래는 사암층(약 70m)과 덮개암(약 270m), 공극률(약 31%) 등 지하구조 물성은 대체로 양호했으나, 회수할 수 있는 가스 농도는 6.3%로 채산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는 대왕고래를 제외하더라도, 오징어·명태 등 해양생물 이름이 붙은 나머지 6개 유망구조가 향후 탐사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왕고래의 '경제성 없음' 판정은 이미 상반기부터 예고된 바 있다. 그럼에도 외국계 기업들이 이번 입찰에 복수 참여한 것은 남은 구조들에서 상업적 가치를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여전함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석유공사는 "그간의 탐사와 이번 시추를 통해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공동 조광권자와 함께 유망성 평가와 탐사 등 새로운 사업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국내 자원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석열 정부가 동해심해가스전에 전략적 관심을 가지며 본격화한 사업이다. 정부는 2023년 미국의 에너지 자문사 액트지오(Act-Geo)에 분석을 의뢰해, 대왕고래 인근 해저에 최대 140억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 자원이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대통령실은 이를 바탕으로 같은 해 6월 국정 브리핑을 통해, 시추가 성공할 경우 오는 2035년부터 석유·가스의 상업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초까지 1차 시추를 진행했으나, 회수 가능한 가스가 발견되지 않아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이전 정부와 석유공사는 애초 시추 성공 확률을 20% 수준으로 보고, 최소 5차례 이상의 추가 탐사가 필요하다며 2차 시추를 위한 투자유치 절차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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