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하 기조 유지…집값·가계부채 유의"(종합)
인하 실기론에 "빠르게 내리면 효과 적고 부작용 심해" 반박
"올해 저성장 가장 큰 원인은 건설경기…어떻게 될지 봐야"
- 전민 기자, 강서연 기자
(서울·세종=뉴스1) 전민 강서연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8일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는 수도권 주택 가격과 가계부채 관리에 중점을 둬 기준금리를 동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이후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으로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진정되고 가계부채 증가 규모도 축소됐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는 등 과거 부동산 대책 직후와 비교해 보면 안정화되는 속도가 더딘 편"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그는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정부가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발표할 경우 정책과의 공조 필요성도 염두에 두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이 총재는 "GDP갭(실제 GDP와 잠재 GDP의 차) 등을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낮은 성장률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인하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1명(신성환 금통위원)은 인하 의견을 냈다. 또한 3개월 내 기준금리에 대해 5명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것을, 1명은 동결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최종 금리와 인하 시기 등에 대해 "내년 상반기 중에 하반기 경제전망을 새로 하면서 하반기에도 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 갈 건지 판단해야 될 것 같다"며 "인하 기조하에 시기와 정도는 경제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금리인하 실기론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금리를 더 빠르게 내리면 경기를 올리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여러 구조적 요인과 결합돼 부동산 가격을 올리고 가계부채를 올리는 부작용이 심하다"며 "인하 시기를 조정하고 있을 뿐이지 실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현재까지 금리인하 효과에 대해 이 총재는 "기준금리가 0.25% 떨어지면 성장률은 0.06%포인트(p)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며 "1% 인하했으니, 성장률은 누적적으로 0.24%p 정도 올렸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0.9%로 기존(0.8%)보다 0.1%p 높였다.
한은은 2차 추경과 경제 심리 개선에 따른 소비 회복세, 반도체·자동차 수출 호조가 각각 0.2%p씩 성장률을 제고할 것으로 봤다. 다만 건설경기가 예상보다 더 부진해 올해 성장률을 0.3%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최근 저성장의 가장 큰 원인으로 건설경기 영향을 꼽았다. 이 총재는 "올해 건설투자 성장률을 마이너스(-) 8.3%로 예상하고 있는데 성장률 전체에 기여하는 부분이 1.2%"라며 "건설투자가 보합이 됐으면 1.2%가 높아져 2.1%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5월 건설경기가 3분기 말쯤 가면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봤지만, 더 나빠졌다"며 "건설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봐야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이 총재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순조로운 협상 결과"라며 "금리 동결에 부담을 덜어줬다"고 평가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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