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쿠폰에 소비회복"…8개월만에 '하방압력' 삭제, 건설은 불안(종합)

8월 그린북…소비 진단 10개월 만에 '긍정적' 전환
"정책효과로 경기회복 긍정적 신호…내수활성화에 역량 집중"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 2025.8.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정부가 8개월 만에 경제 진단에서 '경기 하방 압력'이라는 표현을 삭제했다. 건설 부문 부진과 수출 둔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지만, 정책 효과에 힘입어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기획재정부는 14일 발표한 '2025년 8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건설투자 회복 지연, 취약부문 중심 고용 애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으나, 정책 효과 등으로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향후 경기 회복에 긍정적 신호도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으로 '경기 하방 압력'을 언급해 왔으나, 이달 진단에서는 해당 표현을 제외하고 긍정적인 신호를 강조했다.

조성중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대외 여건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소비심리 개선과 소비가 올라오는 것이 대외 여건의 어려움과 균형이 맞춰져 경기 하방 압력만 강조하지 않았다"며 "상방 요인과 하방 요인이 이제는 비슷하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에 대한 평가는 10개월 만에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기재부는 그린북에서 지난해 5월부터 10월까지 내수 회복 조짐을 언급했으나, 11월부터는 삭제한 바 있다.

소비에 대한 진단은 종전 '소비 회복 지연'에서 지난달 '소비 심리 개선 등 긍정적 신호'로 바뀐 후, 이달에는 '소비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등 긍정적 신호'로 개선됐다.

조성중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5년 7월 최근 경제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2025.7.18/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다만 대외 경제 여건에 대해서는 "주요국 관세 부과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으로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지속 및 교역·성장 둔화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조 과장은 "수출 둔화 우려는 여전하지만, '경기 하방 압력' 표현을 뺀 것은 소비가 증가하는 요인에 더해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로 인해 대외 어려움이 조금 완화된 부분이 작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6월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광공업(1.6%), 서비스업(0.5%), 건설업(6.7%) 생산이 모두 늘면서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 대비 1.2% 증가했다. 지출 부문에서도 소매판매(0.5%)와 건설투자(6.7%)가 늘었으나, 설비투자는 3.7% 감소했다.

7월 수출은 반도체 호조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고, 일평균 수출액은 24억 3000만 달러로 5.9% 늘었다.

고용 부문에서는 7월 취업자가 전년 동월보다 17만1000명 증가했고, 실업률은 2.4%로 0.1%포인트 하락했다.

소비자 물가는 가공식품 오름세 둔화와 석유류 가격 하락 전환 영향으로 2.1% 상승해 전달(2.2%)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근원물가 상승률은 2.0%로 안정세를 유지했다.

기재부는 "추경을 신속히 집행하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내수 활성화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범정부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등 통상 리스크 대응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