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美과채류 8단계 검역절차 간소화 못해…수입 확대 아냐"
"검역절차 8단계는 국제적 약속…간소화하는 것 불가능"
"소고기 월령제한, 국회 심의 필요…검역협상과 성격 달라"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7일 한미 관세 협상에서 미국산 과채류 수입 검역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이 수입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검역절차 8단계는 국제적인 약속"이라며 "이 단계를 간소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종합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검역 8단계 장치는 우리 혼자 빨리 속도를 낸다고 혹은 상대방 국가 혼자 빨리 속도를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적 영역에서 다뤄지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검역) 시간을 인위적으로 당기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협상 내용은) 검역절차 간소화가 아닌 검역절차 개선을 얘기하는 것으로, AI(인공지능)와 같은 과학적 방법 등을 활용해 양국 간 소통을 강화하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현재 미국산 과채류 수입 검역을 전담하는 'US데스크'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존에는 북미·중동 등 대륙별로 검역 인원을 배정했으나, 미국 전담 인력을 별도로 두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측이 관세 협상에서 검역 절차 개선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로 해석된다.
국내 수입 검역 절차는 위험성 평가 등을 포함해 총 8단계로 구성된다. 이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절차이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로 단계를 생략하거나 축소할 수 없다. 다만 검역 인력 충원 등으로 단계별 소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여지는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시장 개방'이 아닌 '소통 강화' 차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농민들은 농산물 시장 개방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8단계 검역 절차에 소요되는 시간은 수입의 경우 평균 8.1년, 수출은 7.9년이 걸린다"며 "과거 중국산 체리를 수입할 때 4.7년 정도가 걸렸는데, 당시 양국 간 원활한 소통으로 시간을 단축했어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구체적으로 요구한 검역 완화 품목'이 있는지에 대한 질의에는 "구체적인 품목은 없다. 우선순위는 국가 간 협의 단계에서 얘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송 장관은 이번 관세 협상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무력화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한미 FTA는 여전히 유효하다. 일본의 경우 기존 관세에 추가로 15% 관세가 더해지지만, 우리나라는 한미 FTA로 인해 기존 관세가 없어 15% 관세만 적용된다"며 "농축산물 1591개 품목 중 35개를 빼고 97.8%의 품목이 오는 2031년까지 관세가 철폐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관세 협상에서는 빠졌지만, 소고기 월령 수입 제한이나 쌀 시장 개방에 대한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소고기 월령 제한 문제는 국회 심의를 통과해야 하는 사안으로, 다른 검역 협상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월령제한을 폐지하려면 국민들에게 충분히 신뢰를 준 상태에서 국회 심의를 거쳐야 풀 수 있다. 검역 8단계 협상과는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송 장관은 최근 쌀값이 오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선 "햅쌀이 나오기 전 부족한 물량은 3만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며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정부비축분 4만톤 정도를 빌려주는 형태로 공급을 조절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처럼 정부비축분을 시장에 공급하는 형태로 대응할 경우 쌀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게 송 장관의 판단이다.
쌀은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유통업체가 원료곡 확보에 애로를 겪으면서 전년 및 평년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다음 달 30일까지 농협경제지주(하나로마트)와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쌀 20kg 구매 시 3000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은 추후 산지 쌀값 동향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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