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폭우에 배춧값 급등…정부 "매일 200~300톤 비축분 공급"

내달 30일까지 하나로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서 쌀 할인행사
에그플레이션 '안정' 전망…브라질산 닭고기 8월 중순 국내 반입

7월 소비자물가가 가공식품·수산물 상승세 영향으로 두 달째 2%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5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52(2020=100)로,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특히 폭우 피해가 컸던 수박은 20.7% 올랐고, 더위에 취약한 시금치도 13.6% 올랐다. 열무(10.1%)와 깻잎(9.5%)도 상승 폭이 컸다. 2025.8.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최근 폭염·폭우에 따른 수급 불안정으로 농축산물 가격이 치솟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 비축 물량을 대거 방출하고,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할인 행사 지원에 나선다.

정부는 우선 배추 공급 안정을 위해 이달 시장에 공급할 정부 비축 물량을 전월보다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도매시장 등에 매일 200~300톤을 공급하고, 폭우 등으로 유실 피해가 발생한 경우 230만주의 예비묘를 즉시 공급하는 등 생육 관리도 강화한다.

또한 예년보다 오른 쌀값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 30일까지 하나로마트 등 대형 트를 중심으로 할인 행사를 지원한다.

작황 부진 배추, 도매시장에 매일 정부비축분 200~300톤 공급

농림축산식품부는 6일 민간전문가 등이 참석한 '농식품 수급상황 확대 점검회의'를 열고, 이 같은 지원 대책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선 배추는 폭염 등으로 작황 부진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는 특히 추석 전인 9월에 출하하는 물량은 증가한 반면, 8월 출하할 물량은 재배 면적 감소와 작황 부진으로 추가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정부는 가용물량 26만 8000톤을 활용해 이달 도매시장 등에 매일 200~300톤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가락시장 반입량의 50~70% 수준이다. 또 폭우 등으로 유실 피해가 발생한 경우 230만주 예비묘를 즉시 공급하는 등 생육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쌀 역시 지난해 수확기에 벼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일부 산지유통업체가 원료곡 확보에 애로를 겪으면서 전년 및 평년 대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다음 달 30일까지 농협경제지주(하나로마트)와 롯데쇼핑, 이마트, 홈플러스 등에서 쌀 20kg 구매 시 3000원을 할인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은 추후 산지 쌀값 동향에 따라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해마다 이 시기에 폭염·폭우로 인한 생육 부진으로 가격 인상이 우려되는 상추·시금치·열무의 경우 다행히 올해는 수해 피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품목은 생육기간이 30일 내외로 짧아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관측됐다.

조생종 사과도 이달 출하 물량이 다소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체 사과 생산량은 전·평년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추석 등 성수기에는 안정적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오이, 애호박 등 과채류도 산지 작황이 양호해 가격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수요 급증으로 가격이 강세를 보였던 수박도 출하량이 늘면서 안정세를 찾을 것이란 관측이다.

3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계란이 진열돼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계란 특란 한 판(30구)의 도매가는 6079원으로 지난해 동월 평균(5239원)보다 16.0%(840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전 평균 가격(5685원)과 비교해도 6.9%(394원) 올랐다. 2025.6.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에그플레이션' 안정세 전망…브라질산 닭고기도 8월 중순 국내 반입

최근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던 계란 값도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오는 9월부터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에 대응해 연초부터 산란계 입식량을 늘려온 산란계 농장에서 본격적으로 계란 생산이 시작되는 만큼 10월부터는 계란값이 떨어질 것으로 봤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평년보다 가격이 높은 시기에는 납품단가 인하 지원 등을 통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재 수급 상황을 매주 공개함으로써 농가와 유통인 간 협상에 의한 산지 가격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수입이 중단됐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도 본격 재개된다. 해당 수입 물량은 8월 중순부터 국내에 반입될 예정이다.

돼지고기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삼겹살과 목살 재고량이 지난해보다 많아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한우는 소비쿠폰 지급 영향으로 등심 등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부위를 중심으로 가격이 다소 올랐지만, 설도·양지 등은 오히려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요 증가에 대비 농협 물량 등을 활용해 공급량을 평시대비 30% 이상 확대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 행사도 추진한다.

이밖에 수입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에너지 비용 증가 등으로 물가 상승 폭이 큰 가공식품은 수입원재료의 할당관세 적용 품목을 지속 확대해 나간다. 가공·유통업체 협업을 통해 할인행사 등을 진행해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고, 외식업체의 배달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수수료가 저렴한 공공배달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프로모션 행사도 지속할 계획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은 "폭염, 폭우 등 불리한 기상 여건에도 불구하고 농축산물의 수급 상황이 급변하지 않도록 산지부터 소비지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리스크 요인을 철저히 분석해 관리를 강화하겠다"면서 "민간에서도 보유(저장)하고 있는 농축산물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축산물은 전년동월대비 1.4% 상승(전월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2.1% 상승, 전년 동월 대비 0.2%↑) 추세 대비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