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기준금리 인하 여전히 무게…"집값·美관세가 관건"
한은, 기준금리 2.5% 묶으며 집값 안정 방점…관세 리스크도 강조
전문가 "강력 규제, 집값 잡힐 것…오히려 관세에 인하 필요성↑"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지난해처럼 집값이 잡히는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는 잘 모르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10일 통화정책 간담회)
한국은행이 10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으나, 전문가들은 오는 8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평가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가계대출 대책인 6·27 규제가 워낙 고강도로 나온 데다 추가 대책에 대한 정부 의지도 강해, 집값은 점차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미국의 관세 정책은 오는 8월 1일로 예고된 상호관세 확정 이후 경기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으로 금융 안정에 대한 우려는 축소되는 반면, 경기 둔화 우려는 수출을 중심으로 확대되는 방향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면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결정은 금통위원 6명 전원일치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직후 간담회에서 금융 안정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내비쳤다. 특히 수도권 집값 오름세를 잡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8월 금리 인하 기대를 유지했다. 금통위 이후 11명 중 8명이 이같이 밝혔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이 4명으로, 지난 5월과 동일했다"면서 "10월 등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열여두는 분위기였으나, 8월 인하를 여전히 염두에 두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불균형 문제가 중요하지만, 성장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효과가 경제 성장률을 0.1%포인트(p) 높이는 정도로 적어, 올해 성장률 예상은 0.9%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새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대감에 기초해 8월 인하에 무게를 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이번 규제는 사실상 '서울에 집을 사지 말라'는 수준"이라며 "지난해 8월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시장 안정까지 11주가 소요됐는데, 이번 규제는 상당히 강하다는 점에서 집값은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홍철 DB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강한 가계부채 안정 기조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돕는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이 한은의 부동산 관련 우려보다 주목한 지점은 이 총재가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을 명확히 표현했다는 사실이었다.
이날 이 총재는 오는 8월 1일로 기한이 연장된 한미 무역 협상에서 미국이 한국에 얼마나 높은 관세율을 매기는지에 따라 국내 성장률 전망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많은 전문가는 해당 우려의 현실화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문 연구원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협상할 것이나 타결된 관세 수준도 경제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20% 아닌 10% 관세율로 협상이 마무리돼도 금융시장은 환호할 것이지만, 시장의 일희일비와 무관하게 절대적인 관세율은 성장을 제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도 "한은은 5월 경제 전망 당시 상호 관세율을 10%로 가정했는데, 협상 결과 한국의 관세율은 10%를 크게 상회할 수 있다"며 "한은이 상정한 경기 하방 리스크 중 관세 우려의 경우 현실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일부는 수도권 집값 오름세가 규제에도 꺾이지 않거나 수도권 외 지역으로 확산하면, 금리 인하는 10월로 미뤄질 수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8월 전망을 유지한다"면서도 "자칫 금융 안정 우려가 좀 더 이어지면 금리 인하가 4분기로 지연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윤 연구원은 구체적으론 서울 아파트 가격 주간 상승률이 현재 0.3% 수준에서 다음 달까지 0.2% 이내로 낮아져야 8월 가능성이 커진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주간 상승률 0.2% 이하는 지난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2차례 연속 인하하기 전 확인했던 수치다.
당초 연내 4분기 인하 1차례를 예상했던 전문가들은 기존 예상을 유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발표했지만 이 총재는 부동산 가격 억제가 중요하며 8월에도 이 부분이 해결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면서 "지난 5월 이 총재는 현재 기준금리가 더는 긴축적이지 않다고 했고, 관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선제 대응 필요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11명 중 1명은 '연말 2차례 인하'로 예상을 바꿨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까지는 부동산 시장 관망과 평가를, 4분기에 10월과 11월 인하를 예상한다"며 "금통위는 향후 인하 시점이 부동산 가격 안정에 달려있다고 시사했다"고 밝혔다. 기존 전망은 8월과 4분기 각 1차례 인하였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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