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호관세 유예 종료 D-5…통상본부장, 주말쯤 방미 추진

새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면담 후 일주일 만에 재방문
트럼프 '최종서한' 통보…韓, 알래스카 참여 등 협의 가능성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상무부 회의실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6.24/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등 통상 협상이 지지부진한 협상국에 고율의 관세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청구서인 '최종 서한'을 보내겠다고 엄포하면서 우리 통상당국의 행보도 분주해졌다.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르면 이번 주 두 번째 방미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새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첫 고위급 면담을 끝낸 지 일주일 만이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여 본부장은 주말인 오는 5~6일쯤 미국 워싱턴D.C를 찾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등과의 면담을 추진 중이다. 이번 면담이 성사되면 이들은 일주일 만에 조우하게 된다. 여 본부장은 지난달 22~27일 새 정부 출범 후 이뤄진 첫 고위급 통상면담에서 두 사람과 만났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미국 측과 일정을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미는 최근 주요 협상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강도 높은 압박 발언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유예시한 종료(7월 8일)를 5일 앞두고 주요 협상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상호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도 일축하며, 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현지시간)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관세 유예를 연장할 계획인가'를 묻는 질문에 "아니다. 그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각국에 (상호관세에 관한) 서한을 쓸 것"이라고 했다.

협상이 지지부진한 일본 등의 사례를 콕 집으며, 이제는 '협상'이 아닌 고율의 관세 부과를 '통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여 본부장은 이번 방미가 성사될 경우 지난 회담에서 한미 양국이 논의에 진전을 본 '제조업 상생협력' 등을 포함, 한국이 경제·통상 전 분야에 걸쳐 다채로운 협력이 가능한 최적의 협상 파트너임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숙원사업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 참여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가능성도 전해지고 있다.

알래스카 LNG프로젝트는 오는 2030년까지 연간 2000만톤의 LNG를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대만 국영석유회사(CPC)가 지난 3월 알래스카 가스개발공사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고, CPC는 연간 600만톤의 LNG를 구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역시 미국과 LOI를 체결한 뒤 연간 300만~500만톤의 수입을 검토 중이다. 총 2000만톤 중 최대 1100만톤의 수요가 이미 채워진 셈이다. 우리 정부는 다른 나라의 참여로 2000만톤 한도를 채우면 LNG 참여의 협상 카드로서의 값어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