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위안화 같이 움직인다…33개국 중 동조화 경향 '1위'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에 동조화 다시 강해져…장기 평균 근접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원화가 세계 33개국 통화 가운데 위안화에 가장 강하게 연동되는 특성을 지닌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움직임이 다시 동조화된 주요 원인은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 BOK이슈노트 보고서에 따르면, 위안화와의 통화 동조화를 국가별로 분석한 결과 원화는 33개국 중 동조화 계수가 0.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다음으로 동조화 현상이 강한 국가는 칠레·말레이시아·남아공 등으로, 동조화 계수가 우리보다 0.1가량 낮은 0.2 수준에 그쳤다.
위안화와의 통화 동조화 계수는 중국과의 무역, 금융 연계성과 비례 관계를 보였기 때문에, 저자들은 원화-위안화 간 강한 동조화는 한국과 중국 간의 높은 경제 연계성에 기인한다고 판단했다.
국면 전환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원화는 절하 국면에서 위안화와의 동조화가 강화되지만, 절상 국면에서는 동조화가 약화하는 비대칭성이 확인됐다.
저자들은 "이런 비대칭성은 양국 통화의 달러에 대한 추세적 동반 약세, 한중 간 글로벌 수출 시장에서의 경쟁 관계, 한국의 자유변동환율제도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2023년 12월 이후 최근 기간은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시기별로 보면 동조화 현상은 2020년 이후 구조적으로 다소 약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18~2019년 미중 무역 갈등,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을 거치면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한중 무역 비중이 줄어든 결과로 분석됐다.
하지만 최근 동조화 계수는 다시 장기 평균 수준에 가깝게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대미 수출 비중이 높은 중국과 한국 모두 큰 교역 충격에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지적했다.
이 같은 위안화 동조화가 계속될 경우, 원화 환율이 국내 요인뿐 아니라 중국 관련 외부 요인에 의해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저자들은 "향후 원화는 위안화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중 무역 갈등의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위안화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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