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시높시스-앤시스 M&A 조건부 승인…"양사 자산 일부 매각해야"

시높시스, 광학·포토닉스 SW 자산 매각…앤시스는 레지스터 분석 SW 매각 조건
양사, 60일 내 매각 계획 제출해야…매각 기한 6개월

[자료]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전경 2024.11.12/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세종=뉴스1) 이철 기자 = 정부가 미국 소프트웨어(SW) 업체인 시높시스, 앤시스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양사의 레지스터, 광학, 포토닉스 사업 부문 중 일부를 매각하는 조건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시놉시스 인코포레이티드가 앤시스 인코포레이티드의 주식 전부(약 350억 달러, 약 50조 원)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시높시스는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이다. 반도체 칩 설계 및 분석에 사용되는 전자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전 세계 1위 기업이다.

앤시스 역시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이다. 제품, 시스템의 기능이나 성능을 실물이 아닌 가상의 디지털 모델을 통해 검증하고 분석하는 시뮬레이션 및 분석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 세계 4위 기업이다.

양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사업자에 반도체 칩, 빛을 이용한 제품을 설계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공정위는 양사의 결합으로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 소프트웨어 △광학 소프트웨어 △포토닉스 소프트웨어 등 3개 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봤다.

기업결합이 진행되면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 소프트웨어의 양사 합산 점유율은 60~80% 수준이 될 전망이다. 포토닉스 소프트웨어는 55~75%, 광학 소프트웨어는 점유율이 90~100%에 이르게 된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양사가 3개 시장에서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인 가격 인상, 거래 조건의 불리한 변경 등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레지스터 전송 수준 전력 소비 분석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앤시스와 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산 일체를 제3자에 매각하도록 했다.

또 광학 소프트웨어, 포토닉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시높시스와 그 계열사가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산 일체를 제3자에 매각하라고 했다.

양사는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해당 사업 부문을 매각해야 한다. 또 매각을 위한 계획을 공정위 시정명령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이 국장은 "유럽연합(EU), 영국도 (양사에 대한) 자산 매각 조치를 했는데, 공정위 조치와 상당히 유사한 측면이 있다"며 "일본도 최근 조건부 승인을 했는데, 아직 의결서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EU, 영국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사유로 인해 자산 매각이 조금 지연되면 저희가 기간을 연장해 줄 수 있는 시정명령을 부과하게 돼 있다"며 "기업결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쟁제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될 수 있도록 (양사의 시정명령) 이행을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자산 매각 조치의 내용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8월 공정거래법에 도입된 '기업결합 시정방안 제출제도'를 최초로 활용했다.

양사는 자산 매각 내용을 담은 시정방안을 직접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를 참고해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수정해 최종 방안을 확정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