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5% 저성장 전망에 정부도 하향 불가피…"추경 근거 강해졌다"
트럼프발 무역갈등 악화 가능성에…한은, 석달만에 1.9%→1.5%
20조 추경시 1.5%→1.7%…이창용 "재정·통화 공조 필요"
- 전민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주요 기관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하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대폭 내려 잡으면서 연초 발표한 정부의 공식 전망치(1.8%)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야간 멈춰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도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은은 전날 발표한 2025년 2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0.4%포인트(p) 대폭 하향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는 1.8%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성장률을 2.3%로 전망했으나 지난해 5월 2.1%로 내려 잡았다. 이어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계엄령·탄핵 등 국내 정치의 돌발 상황,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통상정책 등에 따라 전망치를 지난 11월 1.9%에서 약 3개월 만에 0.4%p 하향했다. 이는 잠재성장률(2%)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성장 전망 하향의 가장 큰 배경은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통상정책이다. 한은은 미국이 올해 일정 수준의 관세를 주요 무역적자국을 대상으로 부과하는 것을 1.5% 전망의 기본 가정으로 삼았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최근 미국 관세 정책과 경제 심리 위축의 영향으로 수출과 내수의 하방 압력이 증대되어 올해 성장률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이라며 "성장 경로는 통상 환경 변화, 국내 정치 상황, 정부의 경기 부양책 등에 크게 영향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미국의 관세부과로 인한 무역갈등이 심화할 경우 경제 상황은 더욱 악화할 전망이다. 한은은 미국과 상대국이 상호보복으로 큰 폭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후에도 고관세를 유지하면서 갈등을 벌일 경우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까지 낮아질 것으로 봤다. 이 경우 내년 성장률도 기본 전망보다 0.4%p 낮은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주요 기관이 줄줄이 성장률 전망치를 내려 잡으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내렸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도 최근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현재 해외 IB의 전망치 평균은 1.6% 수준이다.
이에 정부의 전망치 역시 하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약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JP모건(1.3%) 등 일부 기관은 1%대 초반 성장률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도 더욱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추경 편성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만약 20조 원 내외 규모의 추경이 편성될 경우 성장률을 0.2%p 끌어올려 1.7% 내외가 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전망했다.
이 총재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1.5% 이상 성장이 필요하다면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재정정책이 없는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낮추게 되면 환율 영향이나 물가 영향,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기조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20조 원 이상의 대규모 추경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추경이 성장률을 조금 올려 고통을 완화하는 효과는 있지만, 근본적으로 성장률이 낮아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갖고 추경을 하길 바란다"며 "그런 점에서 20조 원 이상으로는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 이상 규모는 부작용이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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