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사태에 '대왕고래' 동력 상실 우려…시추 예산 복원 '먹구름'
'1차 시추' 예산 국회 부활 난망…석유公 자체 해결 부담
대외 신인도 하락 우려…대왕고래 해외 투자유치 영향
-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비상계엄' 여파로 우리나라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졌다. 정치권이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급변침하면서 각종 민생법안 처리와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당장 산업분야에서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시추 예산 부활이 난망해 보인다.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정부는 '프로젝트 중단은 없다'며 1차 시추 작업은 한국석유공사의 자체 재원조달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2차 시추부터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2차 시추부터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인데 내수 침체와 수출둔화, 여기에 정치혼란까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원활한 투자 유치가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사정에 정치혼란까지 더해지며 한국에 대한 국제신용평가사들의 대외 신인도 평가 하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회에서의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첫 시추 예산 복원을 위한 여야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실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비상계엄 시도로 정국이 급변한 상황에서 (대왕고래 시추 예산)관련 논의는 시기적으로나 시의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현재 논의가 진행된 바 없다"고 전했다.
산업부가 밝힌 야당의 내년도 예산안 단독 의결 결과를 보면 2025년도 산업부 예산안은 11조 4336억 원으로, 정부안 대비 675억 원을 감액했다.
특히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첫 시추작업 관련 예산이 거의 전액 삭감됐는데, 야당은 기존 정부안 505억 5700만 원에서 497억 2000만 원(98%)을 삭감한 수정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통과시킨 예산은 8억 3700만 원에 불과하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재에 나서면서 오는 10일까지 여야가 다시 협의할 것을 주문했지만,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면서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비상계엄 여파는 대통령 탄핵 정국을 불러왔고, 이는 사회 전반의 모든 이슈를 잠식하고 있다.
결국 10일까지 여야 합의 불발로 삭감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정부 몫 497억 2000만 원이 부활하지 않으면 석유공사가 자체 재원 조달에 나서야 한다. '자본잠식' 상태인 석유공사의 상황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다.
정부는 시추 작업은 이미 본격화한 상황으로, 예산 확보 여부와는 관계없이 작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성택 산업1차관은 지난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산업부 주요 예산 사업 관련 브리핑'을 갖고 "시추선이 10일이면 부산항에 도착한다. 사실상 시추 작업은 시작됐다"면서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지만, 만약 불발이 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프로젝트 강행 의지를 밝혔다.
석유공사가 사채발행 등을 통해 가까스로 1차 시추작업을 추진한다 해도, 향후 추가 시추 과정은 더 큰 문제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2차 시추부터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할 계획이었는데, 이번 사태로 해외 자본유치에도 빨간불이 켜지게 됐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민간소비와 건설 등 내수가 회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가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한국의 대외 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국가 신인도는 해외 투자자들이 투자 여부를 가늠하는 기본적인 척도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자원탐사개발 영역에 대한 투자유치는 가뜩이나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 등에서 일관성 있는 시그널을 보내는 게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이번 (계엄)사태로 한국 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당장 드러난 표면적인 악재로는 정부 예산 삭감 이슈도 있는 상황에서 프로젝트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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