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반도체 수출 '상저하고' 견인…美 시장 확대에 中 회복세도 호재
반도체 수출 15개월 만에 100억달러 돌파…자동차와 효자 역할 기대
對美 수출 1157억달러…中과 격차 1.4%p 좁혀져, 최대 교역국 가능성도
- 임용우 기자, 이정현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이정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내며 2022년(478억달러 적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행보를 걸었다. 지난해 6월부터 이어진 7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에도 상반기 수출 부진을 온전히 극복하지 못한 영향이다.
다만 새해에는 분위기 반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우리나라 무역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 대(對)중 교역 감소의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고, 반도체 실적도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6326억9000만달러, 수입은 6426억7000만달러로 무역수지는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은 전년보다 7.4%, 수입은 12.1% 감소한 규모다.
이로써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됐다. 다만 2022년(-478억달러)보다 378억달러가 축소하는 등 적자 폭은 크게 개선됐다.
자동차 수출 호조, 일반기계·선박 2분기 이후 플러스 전환, 반도체 수출 회복세가 무역수지 개선 흐름을 이끌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 중국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인해 지난해 5월까지 1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자동차 수출 호조세 지속, 일반기계·선박 2분기 이후 플러스 전환, 반도체 수출의 회복세에 힘입어 작년 6월부터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하반기에만 163억달러 흑자를 냈다.
작년 반도체 수출액은 986억3000만달러로, 전년과 비교하면 23.7% 감소했지만 작년 1분기 저점을 찍은 이후 수출 개선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16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반도체는 지난달 작년 월 최대실적인 110억3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5개월 만에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2022년 4분기 25.8%, 2023년 1분기 40.1%, 2분기 34.8%, 3분기 22.6%의 감소세를 기록했던 반도체가 업계 감산 등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을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지난해 11월 12.9%의 상승세를 기록했던 반도체 수출은 12월 21.8%로 수출 증감률 상승폭을 늘려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2월 기준 낸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4.33달러, D램은 1.65달러로 10월(3.88달러, 1.50달러)보다 11.5%, 10% 각각 올랐다.
모바일 제품 메모리 탑재량 증가, AI 서버 투자 확대, AI PC 신규 출시 등으로 인한 상승세라고 산업부는 분석했다.
자동차 수출은 친환경차 글로벌 수요 확대, 전기차 등 고부가차량 판매 호조 등 영향으로 708억7000만달러의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540억7000만달러)보다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18개월 연속 수출액 상승세를 이어갔다.
또 주요 9대 수출 시장 중 미국, EU, 중동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폭 개선에 힘을 보탰다.
대(對)미 수출은 역대 최대실적인 1157억달러를 기록,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을 제치고, 제2 수출시장으로서 자리를 되찾았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수출 비중 차이도 2003년 이후 최소 수준인 1.4%포인트(p)로 좁혀졌다. 대미 수출 비중은 18.3%로 2002년(20.2%)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현안에도 전기차와 이차전지 등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316억달러, 무선통신기기 22억3000만달러, 일반기계 143억8000만달러로 전년보다 45.5%, 36.6%, 25.3% 각각 증가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긍정 추세는 새해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 전망이 나온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수출을 반도체 업황 개선, 자동차의 견조한 수출 규모 유지, 전년도의 기저효과와 세계 무역의 완만한 회복으로 전년 대비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출 효자인 반도체는 업황 개선, 주요 기업들의 감산 정책의 영향에 따른 수출단가 회복, 전년도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져 두 자릿수(15.9%) 증가를 예상했다.
지역별로는 그동안 큰 감소세를 보였던 중국 및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이 반도체 경기 회복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수출 회복세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 등을 필두로 연간 수출은 5.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 업황 개선에 따른 중간재 수입 증가와 유가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입은 0.7% 감소해 무역수지는 265억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미국이 중국을 뛰어 넘어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실제 지난 12월 월간 수출실적을 보면 지난달 대(對)미 수출은 113억달러를 기록, 중국을 제치고 우리나라 최대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이는 지난 2003년 6월 이후 20년6개월 만이다.
산업연은 "미국 시장에서 인프라 구축·공급망 내재화(기계), 대기수요(자동차), 프리미엄 제품수요(통신기기 및 가전), IRA 제도 시행(이차전지) 등의 영향으로 관련 산업 수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달 대미 수출은 선박(145.1%), 일반기계(76.9%), 자동차(58.4%)에서 증가세를 기록하는 등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 수출 우상향 모멘텀이 확고해졌다고 평가하며 1분기 내에 2조원 규모의 우대보증을 지원한다. 또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1조원 규모로 수출 마케팅을 집중 지원하고, 걸프협력회의(GCC), 아랍에미리트(UAE), 에콰도르 등 FTA 발효를 추진한다.
더욱이 최근 홍해 해협 사태에 따른 글로벌 해상 물류 차질 등에 대해 범부처적 대응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방문규 산업장관은 "우리 수출이 세계적 고금리 기조, 미중 경쟁과 공급망 재편, 지정학적 위기 등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불구하고, 12월에는 올해 최대 수출 규모, 최대 폭 무역수지 흑자, 반도체 수출 최고치 등 트리플 신기록을 달성했다"면서 "내년에도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을 최선두에서 이끄는 핵심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범정부 정책역량을 총결집해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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