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가계대출 5.4조원 증가…줄지 않는 주담대 5.8조 ↑

주담대 증가폭 0.1조 확대…올들어 가계대출 33.9조↑
"정부 대출관리 효과에도 입주물량 탓 집단대출 증가"

(자료사진)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지난달 가계대출이 고금리 와중에도 5조4000억원 증가했다. 신용대출은 개인들의 상환이 이어졌지만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6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이로써 올 들어 11월까지 가계대출은 총합 33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이 중 주담대가 46조5000억원 뛰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23년 11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5조4000억원 증가한 1091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10월(6.7조원)의 증가 폭보다 1조3000억원 축소됐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 폭 축소는 주담대 증가세 지속에도 기타대출이 감소 전환된 데 기인했다"고 말했다.

올 들어 11월까지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해서는 "지난해의 감소세와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예년과 비교할 경우는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순 없다"고 평가했다.

11월 주담대는 5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5.7조원)의 증가 폭을 뛰어넘었다. 11월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845조3000억원에 달한다.

윤 차장은 "주택매매거래 감소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조치가 주담대에 분명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는 보이지만, 주담대에는 신규 아파트 단지 입주, 중도금, 재건축 아파트 이주 등의 집단대출이 모두 포함돼 있어 11월의 경우는 입주물량 증가에 따라 집단대출이 일시 확대된 점이 주담대 증가 축소를 제약하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주택 매매 자체는 수요가 둔화됐지만 입주물량 증가 등으로 잔금 수요가 확대되면서 10월과 비슷한 증가 규모를 이어갔다는 설명이다.

윤 차장은 "주택매매거래가 둔화되면서 관련된 주담대 수요가 축소되고는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10~11월 입주물량이 많다 보니 입주 잔금 마련을 위한 집단대출 수요가 확대돼 전체 주담대 규모가 축소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한은 제공)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3000억원 감소했다. 11월말 기준 기타대출 잔액은 총 245조4000억원으로 올해 들어 총 12조4000억원 줄었다.

윤 차장은 "고금리 영향이 계속되는 가운데 추석 연휴 등의 일시적 요인이 소멸되면서 전월(1조원)의 증가세가 다시 감소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기업대출은 대기업(1.5조원)에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중소기업(5.8조원)에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

이와 관련해 윤 차장은 "통상 연말을 앞두고 대기업은 신규 대출을 크게 받지 않거나 기존의 한도성 대출을 상환하는 경향이 있는데 올해도 해당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일부 은행의 대출 확대 노력이 이어진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11월 중 은행 수신은 28조4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월(-3조원)의 감소세가 큰 폭의 증가세로 반전한 것이다.

이는 예금금리 상승과 지자체 자금 유입, 은행의 법인자금 유치 노력 등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특히 은행채는 지난달 11조5000억원 증가하면서 2015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폭 증가를 경신했다.

윤 차장은 "은행채 발행 한도 제한이 완화된 가운데 정기예금 만기 도래에 대비한 자금조달 수요 등으로 순발행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