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시대, 청소년 복지 확대해 인구경쟁력 확보해야"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청소년 예산 삭감한 정부, 미래 인구경쟁력 축소"
"청소년 지원 미흡하면 성인 전환 지연…저출산, 당연한 결과"

2023.11.16 ⓒ News1 박소영 기자

(세종=뉴스1) 김유승 기자 = 인구절벽 위기 대응 차원에서 청소년 복지를 확대해 인구 경쟁력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입법조사처의 보고서가 나왔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청소년 관련 금액을 전년 대비 173억원 삭감한 것이 청소년 역량과 인구 경쟁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0일 국회입법조사처의 '인구절벽 대응으로서의 청소년수당 논의: 호주와 우리나라의 소득지원 제도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 청소년수당(youth allowance) 제도를 도입한 호주는 청소년들이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받으며 교육·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청소년수당은 16~24세 연령 청소년에게 지급되는 소득 지원 제도로 전업 학생, 구직 중이거나 견습생인 청소년이 대상이다.

수당은 2주마다 지급되는데, 18세 미만 미혼으로 부양 자녀 없이 부모 집에 거주하면 가장 적은 372.9호주달러(약 32만원)를 지급하고, 자녀가 있는 미혼 청소년에게는 가장 많은 602.8호주달러(약 66만원)를 지급한다.

단 부모의 소득 기준(2023년 기준)이 5만8108호주달러(약 4958만원)보다 많을 경우 달러당 20센트를 감액하되, 부모의 자산은 소득 산정에 포함하지 않는다.

호주에서 청소년수당을 단 1달러라도 수령하면 자동적으로 월세 지원 제도·왕복교통비·건강돌봄카드 등 다른 복지서비스 수혜 대상이 된다. 이는 다른 법령에 의해 지원을 받지 않는 경우로 지원 대상을 한정하는 우리나라와 커다란 차이점이다.

2013년 관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수당을 받은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4~10%포인트(p) 가량 높은 학업 완수율을 보였다. 최근 호주의 교육·기술 및 고용부는 수당을 받는 학생이 학업을 완료하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6~7%가량 높다는 점을확인했다. 청소년 수혜자 121명에 대한 조사에선 수당이 경제적 안정(92%), 정신건강(79%) 등에 도움이 됐다는 답이 나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도 청소년 소득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한계가 명확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0개 기초지자체에서 시행 중이거나 예정인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 지원 사업' △일부 광역지자체의 '학교 밖 청소년 수당' △청소년 복지 지원법에 근거한 '위기청소년특별지원사업' △국민취업지원제도인 '구직촉진수당' 등이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제도에 대해 "수급 조건이 매우 제한적이고, 1년 이내 생애 1회만 지원받을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며 "구직촉진수당 월 50만원은 6개월의 단기 지원에 그치고 있다는 한계가 있고, 학업 중이라면 지원 대상에 포함조차 되지 않는다"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 제공

결과적으로 2020년 12월25일 기준 16~24세 연령 청소년 20%에 대해 소득을 지원하는 호주와 달리, 우리나라(올해 8월 기준) 같은 연령 청소년 중 기초생계급여를 받는 인구는 고작 4.2%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내년도 예산에서 청소년 관련 예산을 올해보다 173억원 삭감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예산 삭감 결정은 저출산·인구절벽의 깊은 난제에 빠져 있는 사회에서 청소년의 성장력이 미래의 사회적 역량을 좌우하고, 이는 인구 증가와 인구 경쟁력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출산 독려와 초기 양육지원에 그치는 현행 인구절벽 대응책을 청소년 지원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청소년 지원이 미흡한 사회적 여건에서라면 청소년에서 성인으로의 전환이 지연될 수 밖에 없고, 가족구성, 공동체성, 사회적 연대와 번영 역시 기대할 수 없다"며 "이러한 사회에서의 인구절벽 현상은 이례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보호자로부터 필요한 지원과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에 대한 지원 정책 강화는 청소년의 자립가능성을 확대하고 자립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인구절벽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주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y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