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생선 손질도 로봇이"…융‧복합 기술 적용한 첨단 수산가공
[오션테크2022 ⑤]수산물 가공에 로봇 시스템 도입…아이슬란드 샘헤지 푸드테크
일손 부족 현상·안전성 제고…식료품 산업 로봇 도입 더욱 확대
- 백승철 기자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선언과 코로나19 감염병을 극복하기 위한 비대면 문화 확산 그리고 디지털 첨단기술을 접목한 4차 산업혁명 등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하고 있다.
또 수산물 소비 증가, 친환경식품과 식품안전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 증대, 고령화와 1인 가정 증대 등 사회적 변화로 인해 수산업 전 분야에 대한 획기적인 기술 진보와 급격한 시스템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 패턴을 지향하는 '로하스(Lifestyle of Health and Sustainability; LOHAS)'가 시대적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 속에서 수산식품 분야도 기능성, 안전성, 생산성, 지속성 및 개인 맞춤형으로 기술 트렌드가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 수산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3D 프린팅과 로봇 자동화기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수산식품 분야에 적용하는 다양한 융‧복합 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공 수산식품 시장 규모 2027년 27.3억 달러…韓, 로봇 도입 비율 2%
전 세계적으로 3D 프린팅, 정보통신기술(ICT) 및 생명공학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미래 식품 기술이 새로운 고부가가치 융‧복합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래 수산식품 시장은 3D 프린팅 및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융‧복합 기술과 로봇공학 기반 개인 맞춤형 식품 및 지능형 헬스케어 서비스를 중심으로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생산성 향상을 위해 자동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세계 각국에서는 식품 가공업 분야에서도 산업용 로봇을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에서는 어류의 신선도를 파악하기 위해 근로자들이 어류를 직접 손으로 집어드는 일을 대체할 수 있는 'Sawyer'라는 로봇 손 알고리즘이 개발돼 신선도 분류 작업의 오차를 줄이고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다.
또 캐나다 뉴펀들랜드와 래브라도의 게 가공 공장에서는 살아있는 게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근로자의 스트레스와 위험성을 줄이기 위해 게를 효과적으로 한번에 처리하고 껍질과 살을 분리하는 기계가 도입됐다.
일본 홋카이도 수산 가공 공장에서는 가리비 껍데기를 분리하고 식자재인 관자 부분만 잘라내는 작업을 하는 로봇 시스템이 구축돼 숙련된 직원 11명분의 업무량인 분당 96개의 가리비를 처리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눈길을 끄는 산업용 로봇이 잇따라 등장해 이제는 로봇이 산업 필수 설비가 되었지만, 아직 식품 가공 분야에 로봇 도입은 초기 단계이다.
일본로봇공업회에 따르면 2017년도 일본 내 산업용 로봇의 도입 비율은 반도체 등 전기·전자 분야 40%, 자동차 관련 분야 30%로 매우 높았으나 식료품 분야에서는 2% 정도에 그쳐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렇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일손 부족 현상에 대한 대처와 제품의 위생 및 안전성 제고를 위해서는 식료품 산업에서도 로봇의 도입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산 가공식품의 경우에도 생산성 증대를 위해 혁신적인 장비의 개발과 로봇 시스템에 의한 자동화 설비 구축이 필수적이다.
세계 수산식품 가공 장비의 시장 규모는 2021년에 19억8721만 달러에서 2022년에는 20억8995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2027년까지 연평균 5.45% 성장해 27억3345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또 식품 분야 로봇 시장의 가치는 2016년 15억3500만 달러에서 연평균 135% 성장해 2023년에는 36억1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산물 가공에 로봇 시스템 도입…아이슬란드 샘헤지 푸드테크
아이슬란드는 냉동 및 염장 식품, 어육·어유, 통조림과 같은 수산 가공식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가공 기술의 현대화 및 자동화와 함께 수산식품 산업에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즉 공장에 로봇 등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어 수작업은 줄어들고 '절단 전 계량'과 같은 신기술이 도입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이전에는 부산물로 간주하여 폐기되던 어간, 어란, 내장, 머리, 뼈, 껍질 등을 모두 활용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로봇 자동화 기술을 총체적으로 집적한 로봇 가공 공장이 세계 각국에 건설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아이슬란드의 수산물 가공 수출 기업인 '샘헤지(Samherji)'가 있다.
샘헤지는 1983년에 설립된 아이슬란드의 선도적인 수산물 가공 수출 회사로서 아이슬란드의 제2 도시인 아퀴레이리(Akureyri)에 본사가 있고 딜빅(Dalvík)에 최신 수산식품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아이슬란드 이외 지역인 독일, 폴란드, 영국, 페로 제도, 아프리카, 캐나다, 프랑스, 스페인 및 포르투갈에서도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아이슬란드와 해외 공장에서 각각 약 8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샘헤지의 2019년 매출은 3억 7300만 달러로 10대 기업 중 최고이며, 10대 기업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기업 2%에 포함되었다.
샘헤지의 혁신기술은 로봇 가공 공장으로 2020년 8월에 위험한 작업 환경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고 위생적 및 안정적 제품 생산을 위해 아이슬란드 달빅(Dalvík)에 4년에 걸쳐 60억 크로네(약 507억 원)를 투자해 9000㎡ 규모의 최신 수산식품 가공 로봇 설비를 완성했다. 이를 위해 투자 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비용을 소프트웨어와 장비 도입에 투입했다.
특히 생선에서 살코기만 발라내는 필레팅(filleting) 로봇 시스템은 X선 기술과 워터제트 공법을 적용해 수동으로 필렛을 제작하는 것보다 살을 더 잘 보존하면서 더욱 빠르고 정밀하게 생선을 절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량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로봇 시스템의 도입으로 필렛을 트리밍한 후 뼛조각을 절단 및 제거하고 필렛 조각을 분류하는 전 과정이 자동화됐다.
이로 인해 그동안 폐기되었던 내장 등 부산물의 가공 및 제품화로 수익 규모도 매우 많이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수산물의 부산물과 폐기물을 처리하는 데에는 다수의 공정이 소요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샘헤지에서는 로봇 시스템에 의한 자동 절단 및 분리 기술을 도입해 처리 비용을 많이 줄였다.
이러한 기술은 대구와 연어 외에도 다양한 수산물 가공공정에도 활용할 수 있으며, 아이슬란드를 비롯해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폴란드, 네덜란드 등 세계 50여 곳에서도 이 시스템이 구축됐다.
이와 함께 샘헤지는 생선껍질 제거와 혈액 얼룩, 작은 벌레 제거 등 현재 수작업으로이뤄지고 있는 일부 공정에 대해서도 완전 자동화를 목표로 로봇 장비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공정별 가공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가공된 필렛의 결함을 확인하고 있으며, 휴대전화기로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도 제공 중이다.
◇韓, 선도국과 기술 격차 3.5년 차이…산·학·연·관 기술 협력 체계 확립해야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기존 수산식품 기술과 ICT의 융‧복합을 통해 환경변화 대응 및 수산물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미래 수산식품 관련 R&D 사업이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해양수산 관련 12대 대분류를 통해 주요국별 기술 수준 평가를 5년 단위로 실시 중이며, 수산물 가공·공정·유통 관련 기술은 '어업 생산 이용 가공' 대분류에 해당한다.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수산식품 가공기술은 세계 최고 국가 대비 84.1% 수준이며 기술 격차는 3.5년으로 다소 크게 나타났다. 더군다나 최근 5년간 미국, 유럽, 일본 등과 기술 수준(84.2%/2016년→ 84.1%/2020) 추격 및 개선 등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으므로 향후 관련 기술 확보 및 R&D 투자 전략이 요구된다.
국가별 논문 게재 점유율(2015~2019년)은 유럽 37.7%, 미국 37.5%, 중국 14.8% 순이며 한국은 2.0% 비중으로 원천기술 관련 경쟁력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가별 특허 출원 점유율(2014~2018년)은 미국 42.3%, 유럽 36.3%, 일본 13.6% 순이며 한국은 3.9% 비중으로 사업화 가능한 기술도 매우 부족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고령화와 인구감소 등 사회적‧환경적 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글로벌 수산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수산식품 공정 자동화 시스템과 스마트 검사 시스템 등 첨단 수산식품 가공 로봇 분야에 대한 투자와 육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및 대학에서는 스마트 가공공정 원천기술 확보에 필요한 공정 시스템 설계 및 관련 장비와 기자재 개발을 위해 산·학·연·관 기술 협력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며 "선진 수산식품 정책 개발과 기업체 선도를 통해 미래 인력 수요 창출을 위한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호 전남대 스마트수산양식연구센터장은 "정부에서는 수산식품 스마트 가공 기술 관련 R&D 사업과 우수한 역량을 갖춘 현장지향형 전문인력 양성사업에 지속해서 지원해야 한다"며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미래선도형 인력 양성에 집중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에서는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해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경험과 기술력을 대학에도 공유할 수 있는 수준별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의 운영이 필요하다"며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장 테스트베드 등을 인력 양성에 활용하기 위한 정책 마련과 실무 교육 비용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끝으로 "대학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요구되는 융합 기술 개발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학에서는 교육적 기여를 통해 지역과 상생 발전을 도모하고 미래 수산식품 인력 양성과 혁신 성장의 기반이 되는 인프라 및 ICT 융·복합 기술에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유도하기 위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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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4차 산업혁명이라는 커다란 소용돌이 속에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2 오션테크 코리아>가 11월9일 롯데월드타워 스카이31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6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