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기후 적응기금에 첫 공여…추경호, 러 겨냥 "전쟁 종료" 촉구

미국서 기후행동 재무장관연합회의, WB 총재 면담 등 진행
재정 축소에도 녹색 전환 지속 …인도에 개정 HS코드 요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열린 기후행동재무장관연합 장관회의에 참석해 '제1세션 녹색전환의 경제정책 도전'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News1 한종수 기자

(워싱턴=뉴스1) 한종수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0여개국이 모인 기후행동 재무장관연합회의에서 개발도상국 기후변화 피해 지원을 위한 UN기후변화협약 산하 적응기금(Adaptation Fund)에 한국이 최초로 공여할 계획을 밝혔다.

처음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농업장관 회의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조속한 종료를 촉구하면서 자유로운 무역체계 복원을 강조하는 한편, 세계은행(WB) 내 한국인력 진출 확대, 인도와의 무역·투자 등 경제 분야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11~1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기후행동 재무장관연합 장관회의, 재무·농업장관 합동회의에 잇따라 참석하고 데이비드 맬패스 WB 총재 및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과 각각 면담을 진행했다.

◇내달 열리는 COP27에 재무부 차원 기여 방안 논의

먼저 추 부총리는 12일 오전 미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25개국 재무장관을 포함한 78개 회원국과 WB, 국제통화기금(IMF),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등 주요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 '기후행동 재무장관연합 제8차 장관회의'에 참석했다.

'녹색 전환을 위한 경제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린 회의는 에너지 전환을 중심으로 재정정책, 시장적 접근법, 규제체계 등 각 국의 녹색전환 경험을 공유했으며, 코로나19와 최근의 에너지 가격 위기로 인한 재정여력 축소에도 불구하고 녹색 전환 노력의 지속을 재확인했다.

또 11월 이집트에서 열릴 예정인 제27차 UN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7)에 대한 재무부 차원의 기여 방안과 기후변화 적응(Adaptation)을 위한 지원의 중요성도 논의됐다.

추 부총리는 한국의 합리적인 에너지믹스 정책을 소개하며 녹색 전환을 위한 공적 재원의 세 가지 역할로 △혁신 기술개발 및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 지원 △녹색 예산(green budgeting), 기후대응기금 등 재정을 통한 저탄소 전환 △개발도상국 녹색전환 지원을 강조했다.

지난해 COP26에서 합의된 적응재원 2배 확대와 같은 개도국 수요 중심의 기후재원 확대 노력에 기여하고자 UN기후변화협약 산하 적응기금(Adaptation Fund)에 한국이 최초로 공여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식량위기 대응책 '국제기구 공동 현황 파악' 작업 지지

추 부총리는 최근 글로벌 식량 위기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처음 열린 G20 재무·농업장관 합동회의에도 참석했다.

대다수 회원국은 코로나19로 공급망 차질이 발생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무역 제한조치, 이상 기후 등으로 글로벌 식량위기 발생 우려가 큰 상황이라는데 공감하고, 의장국인 인도네시아가 제시한 국제기구 공동 현황 파악(mapping exercise) 작업을 지지했다.

추 부총리는 현재의 위기가 공급망 차질, 기후, 팬데믹뿐 아니라 전쟁에도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전쟁의 조속한 종료를 촉구하면서 유엔식량농업기구 등 국제기구가 공동 추진하는 현황 파악 작업이 앞으로의 대응을 위한 기초가 돼야 함을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규칙에 기반한 자유로운 무역 체계의 복원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국제기구 공동 무역 제한조치 모니터링 및 G20의 무역제한 조치 완화 관련 실질적 성과도출 필요성을 역설했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 본부에서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WB) 총재와 면담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News1 한종수 기자

◇WB 총재 면담…"한국 물가상승 억제 성과 보여"

추 부총리는 12일 맬패스 WB 총재를 만나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현재 한국 경제에 대한 총재의 견해를 물었고, 총재는 한국이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relatively in a good shape)이라고 언급했다.

맬패스 총재는 한국이 세계은행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저소득국에 장기 무이자 자금을 지원하는 국제개발협회(IDA)에 지난 12월 한국의 재원보충 지원과 지속적인 신탁기금 출연 등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

추 부총리는 세계은행 내 한국인력 진출 확대에 총재의 관심을 당부하고, 한국과 세계은행 간 대표적 협력채널인 한국사무소의 설립 10주년 행사가 열리는 내년 4월에 총재의 방한을 요청했다.

맬패스 총재는 앞으로 한국-세계은행 간 협력 강화를 위해 한국사무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협력이슈에 대해 한국정부와 협력을 강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도 재무장관 면담…무역·투자 등 경제협력 강화 논의

추 부총리는 같은 날 내년도 G20 의장국인 인도의 시타라만 재무장관과 면담을 갖고 향후 G20 주요의제, 무역·투자 등 경제협력 강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협력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추 부총리는 최근 지정학적 이슈 등에 따른 현재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공조 필요와 글로벌 안전망 강화를 내년도 G20 주요 의제로 제안했다.

이에 시타라만 재무장관은 한국의 제안에 화답하면서 팬데믹 등 위기 대응을 위한 다자개발은행의 역할 보강 및 제16차 IMF 쿼타 일반검토를 기한 내 마무리하기 위한 노력을 내년도 의제로 강조할 것이라고 했다.

추 부총리는 또 협상이 진행 중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과 양국이 출범국가로 참여한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향후 무역, 공급망 등에서 적극 협력해 나가길 당부했다.

특히 CEPA와 관련해 우리 수출기업이 관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인도가 신속하게 개정된 HS 코드를 적용해 줄 것을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한국 기업의 디지털, 바이오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인도시장의 진출·확대에 대한 협력을 요청하자 인도 재무장관은 한국기업의 진출을 환영한다고 답했고, 양국 간 긴밀한 협의를 위해 조속한 시일 내에 '한-인도 재무장관회의' 재개에도 합의했다.

기재부는 "양일간 일정을 통해 녹색 전환, 식량 위기 대응 등 글로벌 주요 의제 논의에 참여하고 우리의 정책 경험을 주요국 재무장관들과 공유했다"라며 "인도와 내년 G20 의제 설정 방향 및 양국 간 경제협력 심화 방향을 논의하고 WB 총재와는 한국의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상황에 대한 평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G20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니르말라 시타라만 인도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 News1 한종수 기자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