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예산 7조 깎아 추경...한국판뉴딜 1.1조·국방비 1.6조

윤석열정부 첫 추경 위해 7조원 규모 지출구조조정
SOC·R&D 사업 포함…국회 심의서 野 반발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2.5.16/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세종=뉴스1) 한종수 기자 = 윤석열 정부가 59조원 규모의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마련하면서 부족한 재원을 1조6000억원의 국방비, 1조1000억원의 한국판뉴딜 사업 등 종전 예산을 삭감해 조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경 재원 상당 부분을 올해 초과세수, 즉 세입증액경정으로 마련했지만 부족분을 지출구조조정으로 충당한 것인데 이 중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이었던 '한국판 뉴딜' 사업예산이 줄어 국회 심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발이 불가피해 보인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국회 심의 중인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손실보전용 59조4000억원 규모의 올해 2차 추경안을 마련하면서 기존에 편성된 예산을 깎는 지출구조조정으로 7조원 상당의 재원을 조달했다.

기재부는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추경 재원 마련이 필요했다"며 "예산안 편성 시점 대비 집행 지연, 실 집행 저조, 여건 변화 등 상황 변동에 기인해 올해 집행이 어려운 사업을 감액했다"고 밝혔다.

가장 큰 폭으로 줄인 종전 예산은 국방 분야이다. 전체 7조원 상당의 지출구조조정에서 약 23%를 차지하는 1조6000억원이 잘려 나갔다. 공급망 차질로 부품 조달이 어려운 방위력 개선비 등 집행 지연 사업이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도 1조1000억원 감액될 처지다. 이는 그린·디지털 뉴딜 부분만 추산한 것으로 휴먼뉴딜 부문인 고용시장 여건에 따른 구직급여 감액을 포함할 땐 1조4000억원 수준으로 늘어난다.

올해 집행이 확연히 어렵거나 여건 변화로 불용이 발생할 세부 사업들이 감액 대상에 올랐다. 일례로 수소 신차 개발 지연 등으로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 중인 '수소차 보급' 관련 예산과 '그린스마트스쿨 조성' 사업비 등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 1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판 뉴딜 사업 지출 구조조정 예산이 얼마냐'는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1조원 조금 넘게 했다"고 확인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도로·전철 등 사회기반시설을 조성하는 SOC 예산도 대폭 삭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김회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번 추경을 위해 감액한 전국 17개 SOC 사업 예산은 총 4684억원 규모다.

정부 연구개발(R&D) 사업비도 상당 부분 감액된다. 연내 집행 가능성이 명백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대상이 주요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일례로 319억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핵심 기술 개발(R&D)' 등 탄소중립 관련 예산이 포함됐다.

기재부는 "지출 구조조정 검토 과정에서 기존 공고 실시, 계약 진행 중인 사업 등 집행이 정상적으로 추진 중인 것은 감액 대상에서 제외해 국민과 기업의 신뢰 보호를 유지하고 피해가 없도록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방 분야 예산과 한국판 뉴딜, SOC 예산이 크게 쪼그라들면서 안보 우려 목소리와 함께 지난 정권 정책 지우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야당이 뉴딜 사업 예산 사수 의지에 따라 국회 추경 심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가채무 확대 등 재정 여력이 약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지출 구조조정을 통한 추경 재원 마련은 시급히 필요한 것"이라며 "앞으로 국회 심의 과정에서 긴밀히 협의하고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전경 (기획재정부 제공) 2020.11.23/뉴스1

jep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