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읽는 경제] '국가 부도의 날'…한국은행 뭐하는 곳이길래

한은 최우선 목표는 '물가 안정'…화폐 발행, 기준금리 결정
금융 안정성 유지·강화 책무…외환보유액도 적정 수준 관리

'국가부도의 날' 포스터 ⓒ News1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이런 상황을 보고해야 한다는 점이 통화정책의 책임자로서 송구스럽습니다."

영화 '국가 부도의 날'을 보면 극중 한국은행 총재(권해효 분)는 1997년 외환위기에 앞서 재정국 관료들을 상대로 위기를 경고하면서 이렇게 언급한다. 극중 한은 총재의 발언처럼 실제로도 한은은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서 통화(通貨)란 한 나라 안에서 통용되는 화폐를 뜻한다. 즉 한은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화폐의 양이나 금리에 영향을 줘서 물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한은이 돈을 찍어내는 화폐 발행권을 독점적으로 지니고 있기에 가능하다. 우리나라에서 하나 뿐인 '돈 공장'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현재 한은에서는 지폐 4종류(천원권, 오천원권, 만원권, 오만원권)와 동전 6종류(1원화, 5원화, 10원화, 50원화, 100원화, 500원화)가 발행되고 있다.

언뜻 보면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실로 중요한 권한이다. 예를 들어 돈 공급이 2배로 불어났다고 가정해보자. 시중에서 유통되는 물건은 한정돼 있는데 돈이 많아졌으므로 화폐 가치는 하락하고 물건 값은 그만큼 뛰게 된다. 이렇게 통화량이 증가하면 국민들이 당장 살 수 있는 물건의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활이 팍팍해진다.

한은은 또한 국내에서 금리가 적정한 수준에 머물도록 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한은 내에는 정책결정기구인 금융통화위원회가 있는데, 이 금융통화위원회 소속 총 7명의 위원들이 한해에 딱 8번 열리는 회의에서 시중의 모든 대출·예금금리 산정의 토대가 되는 '기준금리'를 다수결로 매번 결정한다.

이러한 기준금리 변경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준다. 기준금리가 올라 금융시장 금리가 상승하면 대출이 억제되고 저축이 늘어난다. 대출 이자가 늘어나다보니 가계 소비와 기업의 투자는 위축된다. 또한 해외 자본 유입으로 원화 가치가 올라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소비, 투자, 수출 등 총수요의 감소는 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이 물가상승률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는 이유다. 이에 따라 물가에 대한 향후 전망인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하락하게 된다. 앞으로 물가가 낮아질 거라는 기대가 커지면 제품 가격과 임금 결정에도 영향을 미쳐서 실제로 물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물가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에 한은 역시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다. 한국은행법 1조 제1항은 "한은을 설립하고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은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유지·강화하는 책무도 함께 수행한다. 이를 위해 한은은 국내외 경제여건과 금융시장의 안정성, 금융시스템의 건전성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법 제1조 제2항은 "한은은 통화신용정책을 수행할 때에는 금융안정에 유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국가비상금으로서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역할도 담당하고 있다. 환율이 급격하게 변동할 경우에는 시장 안정화 조치를 수행한다. 국내 외환시장이 불안한 경우에는 외화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외국의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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