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료 동결? 인상?…원전가동률 상향 등 尹인수위서 논의

한전, 전기료 동결 땐 '적자 눈덩이' 올해 -20조원 관측도
원전가동률 10%p 올릴 땐 3.7조원↑…동결 대안 등 논의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전력당국이 4월부터 적용되는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돌연 연기한 가운데 '인상'과 '동결' 중 어느 쪽으로 가닥이 잡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한국전력의 적자가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2분기 요금 인상안이 힘을 받아 왔지만,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후보시절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23일 발전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21일 공개 예정이던 2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을 "관계부처 협의"를 이유로 발표 하루 전 돌연 연기를 통보했다. 전력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관계부처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으로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의 연료비 변동분을 반영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산정해 지난 16일 산업부에 제출했다. 한전은 kWh당 3원 인상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료비 변동분 외에도 4월에는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에 대한 인상도 예정되어 있었다. 정부는 지난해 기준연료비는 4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kWh당 4.9원씩 총 9.8원을 올리기로 했고, 기후환경요금은 4월부터 2원을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료비 조정단가를 제외하더라도 4월부터 6.9원의 인상이 예정된 바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과정에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를 공약하면서 2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를 비롯한 한전의 인상안에 '제동'이 걸렸다. 이번 발표 연기도 사실상 인수위가 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지난해 필요한 행정절차를 모두 완료했던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에 대한 인상안마저 백지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인상이 백지화될 경우 한전의 적자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5조8601억원의 '최악'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원가 급상승으로 1분기 대규모 적자가 예상된다.

특히 금융계에서는 요금 인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국제유가 상승 지속으로 인해 한전의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최대 2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4월 전기요금 인상 백지화 및 과학과 상식에 근거한 전력 공급 계획 수립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2022.1.13/뉴스1DB ⓒ News1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편으론 윤 당선인의 공약 이행 의지와는 별개로 전기요금 인상안을 뒤집기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실제로 윤 당선인 측은 인상안 백지화를 공약하면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아왔다. 최근 인수위가 꾸려지고 나서야 원자력발전 가동률을 높여 전기요금을 개편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70%대 수준인 원전 이용률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 비용 부담을 줄이겠단 계획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원전 이용률이 80%에서 90%로 10%p 개선 시 한전의 영업이익이 약 3조7500억원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다만 이같은 방안은 중장기적 계획인 만큼, 당장 4월 인상안에는 적용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때문에 윤 당선인의 공약 철회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발표한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백지화'하기 위해선 한전이 이사회를 열고 스스로 요금 인상 계획 철회를 밝혀야 하는데, 이럴 경우 경영진의 배임 논란이 촉발될 수 있다.

이번 요금인상과는 별개로, 한전의 부실 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늘고 있는 상황에서 천문학적인 적자를 보전할 방법도 모색해야 한다. 적자가 지속된다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구멍을 메꿔야 하기 때문이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도 불구하고 물가 인상 등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제때 올리지 못한 데다 이번에도 인상이 철회된다면 만성 적자 상황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