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대졸 취업자 예년보다 임금수준 낮아…전공불일치 영향 다년간

1998·2005년 불황기 대졸자 임금, 비불황기와 비교 연구
"불황기 속 전공 불일치 따른 임금손실 더 크게 나타나"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희망일자리센터에서 관계자가 취업게시판을 정리하고 있다. 2021.12.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 = 불황기에 처음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한 대졸자의 임금이 예년 취업자보다 낮을 뿐 아니라 임금 손실 현상이 다년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황기엔 전공 관련성이 낮은 업종에 취업하는 사례가 더 많은데, 이같은 '전공불일치'가 임금손실에 장기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불황 속에서 올해 첫 직장을 가진 대졸자 역시 '전공불일치' 현상으로 인해 다년간에 결쳐 임금손실을 경험할 것이란 전망이다.

최영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연구위원은 21일 'BOK 경제연구 - 전공 불일치가 불황기 대졸 취업자의 임금에 미치는 장기 효과 분석'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최 연구원은 불황기 첫 직장을 가진 대졸자의 임금추이를 살펴본 결과 임금은 불황기 첫 해에 감소한 후 즉시 회복하지 않고 감소세가 서서히 완화됐다고 밝혔다.

분석에 따르면 불황기인 1998년 졸업하여 첫 직장을 가진 코호트(동일집단)의 실질임금은 1998년 크게 감소했다. 또한 2005년 불황기 졸업 코호트의 실질임금이 소폭 감소했으며 리먼사태가 발생한 2008년 졸업 코호트의 실질임금은 큰 폭으로 줄었다.

최 연구원은 또한 한국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를 인용해 불황기 졸업 이후 실업을 경험한 청년층(25~35세)은 취업을 유지한 근로자에 비해 임금이 더 낮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불황기 대졸자중 실업 경험자의 임금 손실을 살펴보면 2005년 및 2008년 불황기 모두 실업 경험자는 취업을 유지한 대졸자에 비해 졸업 이후 3년차 임금(명목기준 월평균 근로소득)이 낮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2005년 취업(실업) 경험호 2008년 취업자의 월평균 명목 근로소득을 비교한 결과 실업 경험자의 월평균 임금은 130.1만원으로 계속 취업자의 임금(237.7만원) 대비 2배 정도 적었다. 2008년 실업 경험자의 경우도 3년 후인 2011년 월평균 임금이 97만4000원인 반면, 취업 경험자는 2011년 232만2000원으로 2배가량 많았다.

불황기에 첫 직장을 가진 대졸자의 임금을 비불황기와 비교해 추이를 살펴보면 이들의 임금은 불황기 첫 해에 감소한 후 즉시 회복되지 않고 3~5년에 걸쳐 서서히 감소세가 완화됐다. 이는 실업과 같은 단기 노동시장 충격에 따라 임금 손실의 지속성이 나타난 것이라고 최 연구원은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1998년 불황기에 실업률이 1%포인트(p) 상승했을 경우를 가정할 때 대졸 취업자의 1년차 임금은 비불황기에 비해서 8.3%, 2~3년차는 7.0%, 4~5년차는 2.7% 낮았다"며 "이러한 임금 영향은 1998년 3년차까지, 2005년 5년차까지, 2009년 3년차까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대학 졸업생들은 3년정도는 임금을 계속 낮게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공 불일치에 따른 임금 손실도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2005년 기준으로 실업률이 1%p 상승할 때 임금 손실은 1년차까지 8.3%로 나타났는데, 이 가운데 전공불일치에 따른 임금 손실분은 5.8%, 순수하게 경기 불황에 따른 임금 손실분은 2.5%라고 볼 수 있다"며 "전공 불일치에 의한 임금 손실이 더 크게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분석결과는 경기변동의 진폭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직업 선택에 있어 전공 불일치 정도를 완화하는 것도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며 "정책적인 관점에서는 근로자들이 이직을 통해 전공활용이 가능한 산업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의 경직성 완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도 근로자에 대한 재교육 등을 통해 전공 불일치 문제를 완화하고 인적자본을 확충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고 했다.

se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