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KT-HCN 결합 승인…"물가상승률 초과 요금인상 금지" 등 조건부

공정위 "10개중 2개시장서 경쟁제한"…7개 이행조건 부과
2024년말까지 이행…결합완료 1년뒤부터 재검토 요청가능

서울 마포구 KT스카이라이프 사옥. 2020.7.28/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서미선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는 양사 결합이 디지털유료방송, 셋톱박스 없이 디지털방송 시청이 가능한 저가형 상품인 8VSB(8레벨 잔류측파대)방송 2개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한다고 판단해 물가상승률을 초과한 케이블TV 수신료 인상금지 등 7개 이행조건을 달았다.

공정위는 위성방송사업자 KT스카이라이프의 현대HCN 주식취득 건 등을 심의한 결과 이처럼 조건부 승인하고 시정조치 부과를 지난 18일 의결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지난해 10월 현대HCN·현대미디어 주식 100%씩을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11월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이후 KT스튜디오지니는 KT스카이라이프로부터 계약상 매수인 지위를 이전받고 올해 7월 변경신고서를 냈다.

결합 전후 현대HCN·현대미디어 지배구조 변동현황(공정위 제공) ⓒ 뉴스1

이로 인해 디지털 유료방송, 8VSB, 초고속인터넷, 홈쇼핑 등 10개 관련시장에서 수평·수직·혼합형 기업결합이 발생하자 공정위는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IPTV),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유료방송시장 변화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성을 심사했다.

공정위는 디지털 유료방송시장에선 현대HCN 방송구역인 서울 관악구 등 8곳에서 결합을 통해 합산점유율이 1위(59.8~73.0%)가 되고, 2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35.4~59.3%p까지 확대돼 케이블TV 요금인상을 억제하던 경쟁압력이 크게 약화된다고 봤다.

설문결과 현대HCN이 요금을 10%인상하면 KT계열 방송으로 전환하는 비율이 43.6%로 가장 커 SK브로드밴드나 LGU+의 견제력이 충분치 않을 것으로 판단됐다.

8VSB의 경우 8개 방송구역에서 KT스카이라이프가 가격인상을 억제해오던 잠재적 경쟁자라, 결합 뒤 가격인상 유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현대HCN은 8개 방송구역 독점사업자였으나 KT 등의 경쟁압력으로 채널단가가 낮아지고 있었다.

아울러 8VSB상품에 대한 소극적 마케팅, 인센티브·요금할인 축소 등 소비자피해 소지가 있고, IPTV 등 고가상품으로 전환을 유도할 가능성도 예상됐다.

공정위는 나머지 8개 시장에선 안전지대에 해당하거나 결합 뒤에도 시장점유율 증가분이 미미해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고병희 공정위 시장구조개선정책관은 "OTT서비스를 얼마나 이용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61%정도는 이용한다는 답변이 나와 IPTV에 대한 경쟁압력이 크다"고 부연했다.

공정위는 이에 서울 관악·동작·서초구, 부산 동래·연제구 등 8개 방송구역에서 물가상승률을 초과해 케이블TV 수신료를 인상할 수 없도록 했다. 인상한도는 소비자물가지수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또 △단체가입 수신계약 체결거부·해지 금지 △전체 채널수·소비자선호채널 임의감축 금지 △신규가입·전환가입시 불이익조건 부과행위 금지 △수신계약 연장·전환 거부 금지 △고가형 상품전환 강요 금지 △채널구성내역과 수신료 홈페이지 게재·사전고지 의무 등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이행기간은 2024년 12월31일까지로, 기업결합이 완료된 날부터 1년 뒤부터 시정조치 변경을 요청할 수 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수년전부터 진행돼온 방송통신사업자간 결합을 조건부 승인해 방송통신융합을 지원하고, 소비자 피해 가능성을 차단한 것"이라며 "이번 심사는 방송통신 규제기관과 업무협약(MOU) 체결 뒤 첫 기업결합 사례"라고 밝혔다.

이번 승인은 2019년 12월 LGU+의 CJ헬로비전, 지난해 1월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인수 이후 3번째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