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체력 키워야"…RCEP 이어 CPTPP 가입 이어질까

文 "CPTPP 가입 검토" 처음 언급…유명희 본부장은 미국 출국
바이든 정부, CPTPP 복귀 가능성…전문가들 "RCEP과 병행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아티움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12.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권혁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무역 체력'을 언급하며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대한 가입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최근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체결한 데 이어 또 한 번의 '메가 협정'을 맺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문 대통령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57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한발 앞서 변화에 대비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의 새로운 도전에 실력으로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며 "CPTPP 가입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CPTPP 가입 가능성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청와대는 "CPTPP와 RCEP은 보완관계에 있어 필요하다고 느끼면 들어갈 수 있다"면서도 "지금 결정할 시기는 아니라고 보인다"고 밝혀왔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통상장관' 격인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으로 출국했다. 유 본부장은 12일까지의 일정에서 미국 통상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며 차기 정부의 통상정책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유 본부장이 대통령의 'CPTPP 가입 검토' 언급에 이어 직접 미국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CPTPP는 당초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라는 이름으로 미국이 주도한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국가 간의 FTA다. 그러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하면서 일본이 주도해 CPTPP로 명칭을 바꿔 출범했다.

그러나 최근 또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재선이 무산되고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 확정되면서 '보호무역주의' 기조로의 회귀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 /뉴스1 DB ⓒ News1 박정호 기자

이에 따라 우리나라로서도 CPTPP 참여의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이 주도한 RCEP를 체결한 상황에서, 미-중 간 중간자적 입장을 견지하기 위해서는 CPTPP의 가입 가능성을 열어놓을 필요가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RCEP과 함께 CPTPP에도 가입을 하는 것이 경제·정치 양면에서 모두 이득이 되는 판단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약간의 충돌이 있을 수 있지만 다자가 포함된 FTA인 만큼, 양쪽에 모두 속해 있다고 해도 미-중이 '양자택일'을 강요당하는 상황까지는 오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나라는 수출은 중국, 국방·안보는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둘 다 참여해야 한다. 특히 최근 통상환경의 여러 변수 등을 고려했을 때 다자협약, 교역 확대는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RCEP과 CPTPP를 동시 가입했을 때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무역 확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면서 "미-중 갈등 변수도 중재자 입장으로 적절한 대처가 이어진다면 오히려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starburyn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