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90년대 남아선호로 성비 불균형, 30년 뒤 저출산 '부메랑'
- 이훈철 기자

(세종=뉴스1) 이훈철 기자 = 80년대 남아선호사상으로 당시 심각한 불균형을 이룬 남녀 성비가 35년이 지난 지금 저출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통계청의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15년 11월1일 기준 5106만9375명으로 첫 5000만 인구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인구증가율(5년 주기 조사 기준)은 1966년 16.8%에서 지난해 2.7%로 떨어졌다. 인구증가율은 2000년 3.4%로 반짝 상승한 것을 제외하면 1995년 조사 이후 계속 2%대에 머물고 있다.
인구증가율 하락은 정부의 출산억제정책이 시행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이 전개되자 남아선호 사상도 강해졌다. 1~2자녀만 낳기로 계획한 부부들이 아들을 갖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1981년 성비(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107.2로 양호했으나 이후 빠르게 증가해 1990년에는 116.5에 달했다. 이후 1996년까지도 110대를 기록해 남아선호 현상이 이어졌다.
원하지 않는 임신인 경우 인공임신중절이 가능했고 초음파를 통해 태아의 성별을 구별할 수 있게 되면서 성비 불균형이 심해진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여아 감소가 지금의 초저출산을 초래했다는 데 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여성이 30년 뒤 아이를 낳아야 할 시점이 됐지만 가임기 여성 자체가 줄면서 낳을 수 있는 자녀수도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산아제한정책을 철회할 시기를 놓친 것도 문제였다. 1983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수)이 이미 2.06명으로 저출산국가(2.1명 이하)에 진입했는데도 정부는 산하제한 정책을 유지했다. 합계출산율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1년에는 1.3명을 기록하며 초저출산국(1.3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1990년대 초반 0%(연간 증감율)대 후반을 기록했던 인구증감률은 2000년대 들어 0.5%로 떨어진 데 이어 2012년 0.19%까지 추락했다. 정부는 1990년부터 출산억제가 아닌 출산장려로 인구정책에 변화를 줬으나 출산율은 회복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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