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연말 대정부 투쟁 공동전선…노정관계 다시 격랑 예고

한국노총-민주노총, 각각 10만, 20만 참여 대정부 규탄대회
노정관계 파탄 원인 두고는 "노조 흠집내기"vs"기득권 욕심"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투쟁계획 및 사회적 대화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3.9.1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올해 하반기 정부와 양대노총(한국노총, 민주노총)의 갈등이 최고치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각각 오는 11월11일 수십만명이 참여하는 대(對)정부 규탄대회를 예고하면서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하지만 정부가 '법과 원칙'이라는 일관된 대노조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정 관계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14일 노동계 등에 따르면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정부 노동개악 저지'를 위한 한국노총의 투쟁계획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오는 11월11일 10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는 대규모 전국노동자대회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이달 말부터 전국 시‧도지역별 노동탄압 규탄대회도 순차적으로 열어 투쟁 동력을 높여나간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 △보편적 노동권 보장을 위한 일하는 사람을 위한 권리보장법 제정 등 사회연대 입법 추진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과 정년을 통일시키는 정년 연장 국민동의청원 등 관련 법안들을 관철하기 위해 올해 12월 국회 앞에서 농성투쟁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11월11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기점으로 150만 한국노총 전 조직이 단결해 조직된 노동자의 힘을 윤석열 정권에 분명히 똑똑하게 보여주겠다"고 경고했다.

민주노총도 11월11일 서울 도심에서 조합원과 각계각층 20만명이 집결하는 전국노동자대회 및 민중총궐기를 예고한 상태다. 오는 16일에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외치는 '3차 범국민 대회'도 앞두고 있다.

국내 노동단체를 양분 중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노동계가 현 정부의 각종 노동개혁 정책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현재 정부가 '노사 법치주의'를 앞세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책들과 무관하지 않다.

대표적인 게 '노조 회계장부 투명성 강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노사 법치주의 확립 추진계획을 밝히면서, 노조에 지원하는 공적자금의 사용내역 등을 제대로 알 길이 없다는 데 문제인식을 제기했었다.

이후 노조에 회계장부 제출을 요구했고, 이를 거부한 노조에 대해선 과태료 및 현장조사를 벌였다. 물론 이에 반발한 노조 측과는 현재 법적 정당성 여부를 놓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또 이 과정에서 정부는 회계 공시 미이행 노조에 대해 보조금 지원을 끊는 법 개정도 단행했다.

지난 4월 노동단체 지원사업 대상범위를 확대·개편한 것인데, 양대노총에 편중된 보조금 지원규모를 절반으로 줄이고 노조가 아닌 근로자단체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도였다.

최근에는 아예 내년도 예산 중 노조 보조금 관련 예산을 아예 '0원'으로 편성하기도 했다. 고용부가 편성해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내역을 보면 33조6000억원의 본예산 중, 그동안 노조에 지원해 온 보조금은 전액 삭감했다. 해당 사업의 올해 본예산 규모는 44억원인데, 단 한푼도 반영하지 않은 셈이다.

여기에 회계 공시 이행을 의무화하기 위한 압박은 '시행령 개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미이행 노조에 대한 세액공제 배제, 회계감사원 자격 구체화, 결산결과 공표시기·방법 등을 규정하는 내용의 '노동조합법 시행령'과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 6월 입법예고 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은 애초 내년 시행을 목표로 했지만, 시행시기를 석달 당겨 당장 내달 1일부터 시행·적용한다. 정부는 노조 회계 투명성 강화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고려해 시행시기를 앞당겼다고 밝혔다.

여타 현 정부가 노동개혁을 기치로 내세워 추진 중인 '주52시간 근무제 개편'이나 '연공급 임금체계 개편' 등의 정책과제들도 노조에 민감한 사안이다.

최악을 달리고 있는 노정관계의 원인과 책임 소재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노동계 한 인사는 "법·원칙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협상의 주체로서 함께 테이블에 앉아있는 상대에 대한 인정도 있어야 한다"며 "정부는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양대노총의 대정부 투쟁으로 소비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도 고려해 더욱 유연한 자세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한 경영계 인사는 "무엇 하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노조 내부 인식이 문제"라면서 "정부가 법·원칙을 내세워 노조에 다소 강경하게 대응한다고 하지만, 그때마다 대통령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은 무엇으로 설명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 전체의 문제라기보다 노조 내부 일부 기득권들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