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적한 '요즘 물가' 해법은?…"고금리에 긴축재정 동반해야"
코철러코타 전 연은 총재, BOK 국제콘퍼런스 참석
"긴축 통화만으론 가계의 채권수익 늘어 물가↑"
- 김혜지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의 원인은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른 초과 수요보다는 공급 비용과 기업 이윤의 상승에 가깝다는 세계 경제 석학의 분석이 나왔다.
이에 좀체 잡히지 않는 물가 문제를 해소하려면 긴축 통화정책만 아니라 세입 확대 등 '긴축 재정정책'을 동반해야 한다는 제언이 제기됐다.
나라야나 코철러코타 미국 로체스터대 교수는 31일 한국은행이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개최한 '2023 BOK 국제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펴면서 이같이 밝혔다. 코철러코타 교수는 2009~2015년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로 일한 바 있다.
코철러코타 교수는 "최근 고물가의 주요 원인으로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한 대규모 재정지출과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로금리 정책으로 인한 초과수요가 지목되고 있으나 이런 완화적 정책이 초과수요를 발생시켰다는 증거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 전후 실업률과 실질임금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통화 증가가 인플레이션으로 연결되는 정도를 포착하는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코로나 이전보다 0.5%포인트 상승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코철러코타 교수가 분석한 최근 물가 오름세의 주된 원인은 공급 비용 상승과 기업 이윤이다.
코철러코타 교수는 "지난 3년간 경험한 미국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는 팬데믹과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한 공급비용 상승, 기업 간 경쟁 완화에 따른 이윤율 상승에 기인한다"고 밝혔다.
그는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비용 상승에도 코로나 확산으로 인한 봉쇄 조치 등에 따른 기업 간 경쟁 완화로 인해 미국 기업의 이윤이 코로나 이전과 비교해 20% 이상 올라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해석했다.
이에 코철러코타 교수가 새로운 거시경제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물가 상승률을 바람직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서는 오로지 통화 긴축에 의존하기보다는 긴축적 재정정책을 펼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고물가에 긴축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경우 1차적으로는 기간 간 대체효과를 통해 현 시점의 수요를 축소하고 물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으나 한편으로는 가계가 보유한 정부 채권의 이자 수익이 증가해 오히려 미래 수요를 자극하고 물가를 밀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물가에 이전지출 축소 등 긴축 재정으로 대응할 경우, 가처분소득 감소를 통해 현재 소비와 물가를 낮출 수 있을 뿐 아니라 정부 부채의 축소가 미래 가계의 이자 수익을 감소시켜 미래 수요도 축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론으로 코철러코타 교수는 공급 확대와 긴축 재정을 아우르는 정책 조합을 조언했다.
그는 "공급망 개선을 통한 생산 비용 감축과 기업 간 경쟁 제고를 통한 공급 확대 방안이 우선 필요하다"며 "실질금리가 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물가 안정 등 거시경제 안정화를 위해 통화정책에만 의존하기보단 재정정책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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