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전기료 인상, 물가안정 상충 안 돼…오히려 도움"

국회 기재위 현안질의, "요금 정상화 없으면 한전채로 금융시장 불안"
"올 경상수지 240억~260억달러" 전망치 하향 시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서울·세종=뉴스1) 김혜지 최현만 손승환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2일 "전기요금 인상은 한은의 물가 안정 정책과 상충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요금을 정상화시키는 것이 물가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현안질의에 참석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 3.7%로 여전히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에 비해 두 배 높은데 전기·가스요금 인상 요인까지 추가됐다'는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먼저 이 총재는 "전기료를 올리면 물가는 당장 올라가게 된다"며 "이번 (공공요금) 인상의 직접적인 효과는 0.15~0.2%포인트(p) 정도일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 안정 정책과 상충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인상을 하지 않을 경우 한전의 적자가 커져서 금융시장에 한전채가 나오게 되는 것, 또 전기료를 올리지 않을 때 에너지 소비가 커져서 무역적자가 더 커지는 점, 또 환율에 주는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전기료를 정상화시키는 것이 물가 안정에 더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결정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회의와 관련해서는 물가 중심 정책을 강조하면서도, 우리나라의 물가 안정 성과가 타국 대비 우수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물가가 3.7%로 떨어졌고 앞으로도 하향 트렌드를 당분간 보일 것으로 예상하나 현재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보다 높기 때문에 당연히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다른 어느 선진국에 비해 물가 안정 면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환율도 불확실성이 있지만 안정되고 있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 간 이자율(금리) 격차가 걱정되는 부분이 있지만 오늘 환율은 1320원 밑으로 떨어졌다"며 "이자율 격차가 벌어졌음에도 미국 통화정책이 빠르게 정상화되는 속도가 낮을 거라는 기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자율 격차는 (환율을 결정하는) 하나의 원인일 뿐 다른 요인에 의해 환율이 안정되고 있기 때문에 추세를 봐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상수지 전망치는 오는 25일 수정경제전망에서 하향 조정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무역수지는 올 한 해 전체적으로 300억달러 정도 적자가 나는 반면 경상수지 쪽에서는 관광이라든지 다른 산업이 발전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연간 240억에서 260억달러 정도 흑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2월 경제전망 당시 한은의 올 경상수지 전망치는 260억달러였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앞으로는 중국의 고도성장에 따른 수혜를 기대할 수 없으리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우리 대(對) 중국 수출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우리가 수출하는 상품이 중간재인데 이를 중국 기업이 굉장히 많이 생산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라며 "지난 십몇년간 중국 특수로 얻었던 많은 혜택이 이제는 사라진 상태라고 보고 다시 한 번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중국 특수의 소실은 '외교'의 문제가 아니라고도 평가했다.

이 총재는 "외교 문제가 아닌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대한 우리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 나갈까 하는 구조적인 문제"라며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대출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전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