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환율 걱정할 필요없어…경기는 당연히 상저하고"

미 워싱턴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 기자단 오찬 간담회
시장의 금리 인하 반영엔 "실물경제 잘 알지 지켜보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워싱턴·서울=뉴스1) 김혜지 이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작년처럼 환율이 1400원대 되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 흐름은 "당연히 상저하고로 예상한다"면서 미국 경제도 "크게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은 적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동행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달러 약세에도 환율이 오른 상황에 대해 "환율은 워낙 복합적"이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환율 움직임은 시장의 '기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금 한은과 국민연금공단이 외환스와프를 350억달러 규모로 한다니까 '한국의 경상수지가 좀 나빠지면 환율이 오르는 것 아니냐'는 기대에서 '정부가 국민연금도 헷지하면 아닌가 보네'로 바뀐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한은과 공단의 외환스와프 체결 발표로 환율은 하루 새 15원 급락해 1310원대로 내려섰다.

이어 "경제 변동에 따른 환율 변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가격 변수처럼 움직인다 생각해야지, 옛날처럼 '환율 오르면 외채 오른다' 등을 걱정할 필요없다"고 말했다.

한·미 경제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으로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는 IT 경기가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으로 보고 당연히 상저하고로 갈 거라 예상한다"면서 "반도체 가격이 이 정도 떨어졌으니 하반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서도 "지금 미국 경기는 데이터만 보면 강한데 하반기 네거티브(침체)로 가는 양이 작으니까 크게 나빠질 거란 생각은 적다"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이 과정에서 "왜 자꾸 (한국의) 하반기 경기가 나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데이터를 보자"면서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많이 오르면 (우리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성장률이 좋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의 금리 인하 선반영에 대해서도 "중앙은행보다 시장이 실물경제를 더 잘 알 수 있는 건지 한 번 지켜보자"고 발언했다. 그는 "(시장 단기 금리가) 과도하게 내려가는 게 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돌아 금리 인상 무용론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지금 금리 수준이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데 동의하지 못한다"고 단언했다.

이 총재는 "지금 금리 수준은 상당히 긴축적"이라면서 "돈 빌리는 사람들을 보라. 유동성을 봐도 그렇고 부동산 16%대 떨어지는 것을 보면 금리가 높아서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 다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체적인 이자율이라든지 실물경제 영향을 보면 절대로 긴축적인 수준이지 금리를 덜 올렸다고 보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긴축 이후 물가가 얼마나 떨어질지를 봐야 하고, 그래서 기준금리보다 (시장금리가) 낮으니 긴축적 수준이 아니라 통화정책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우리 부동산 경기에 대해서는 많이 호전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작년 말 걱정할 때는 생각을 확 나쁘게 했는데 (지금은) 그보다 낫다"며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그는 "금리 올라가는 수준도 줄고, 미국도 금리를 좀 올려도 한 두번이라 예상해서 끝이 보이는 거고, 전체적 상황이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비은행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불안 해소는 "부동산 가격 연착륙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cef0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