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자신한 '상저하고' 안갯속…"회복 신호가 안 보인다"
3월 수출 13.6%↓…"반도체 부진 2008년 글로벌 위기 당시 수준"
정부, 내수로 돌파구 모색…"기업 부담 줄여 수출부진 최소화해야"
- 손승환 기자
(세종=뉴스1) 손승환 기자 = 정부가 올해 우리 경제를 상반기에 경기 침체가 집중되다 하반기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전망했지만 예상이 빗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글로벌 경기둔화로 우리 경제의 근간인 수출이 크게 악화하면서 '상저'가 정부의 기대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2023년 4월 경제동향'에 따르면 KDI는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수가 일부 완화됐으나 제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큰 폭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경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는 의미로, 지난 2월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밝힌 것보다 한층 비관적인 평가다.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배경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수출 부진이 있다. 3월 수출은 전월(-7.5%)보다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된 -13.6%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34.5%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2001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위기 시 최저점과 유사한 수준이라는 것이 KDI의 설명이다.
반도체를 빼고 보더라도 전반적인 수출 상황은 좋지 않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제외한 일평균 수출액 또한 1월 -10.7%, 2월 -12.4%, 3월 -17.9% 등으로 수출 부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對)중국 수출은 -36.2%로 전월(-31.1%)보다 감소 폭이 오히려 확대되면서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상저하고'가 아닌 '상저하저'로 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실제 국회예산정책처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10월 전망치(2.1%)보다 0.6%포인트(p) 낮은 1.5%로 수정하기도 했다. 상반기에 1.2%, 하반기 1.8%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관측인데 국제통화기금(IMF·1.7%)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6%) 등 해외 기관의 전망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내수 활성화를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여행비 지원 및 전국행사 개최 등이 담긴 내수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국내 유입을 위해 코로나19로 중지된 각종 비자 제도도 완화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금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 현재 경기가 당초 예상보다 위인지 아래인지 판단하기 힘들고 상저하고에 대한 국내외의 시각 자체가 바뀌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일단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만큼 이를 촘촘히 잘 실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부진이 워낙 심각한 상황이라 내수 활성화로 인한 회복만으론 경기 하방 영향을 모두 상쇄시키긴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 의견이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내수 활성화가 도움은 되겠지만 효과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상저하고 흐름으로 가려면 수출 지표에 특별한 회복 신호나 가능성이 보여야 하는데 오히려 추가로 악화됐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추가적인 악화를 막는 것이기 때문에 수출에 대한 논의를 통해 기업 부담을 줄여주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론은 우리 입장에서 숨돌릴 수 있는 플러스 요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리스크가 많은데 우리나라는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대중국 수출의 크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s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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