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폐 기로 선 대한석탄공사…산업부 "유지 또는 통·폐합 내년 결정"
정부 가격통제로 2.5조 적자…'조기폐광' 내후년 생산부문 상실
광해광업공단과 통·폐합 전망 속 존치 가능성도 배제 못해
- 심언기 기자
(세종=뉴스1) 심언기 기자 = 대한석탄공사 존폐를 두고 산업통상자원부가 고심에 빠졌다. 조기폐광 추진으로 2025년부터 석탄 생산기능이 상실되고 누적 부채도 2조원이 훌쩍 넘지만, 석탄 공급기능의 역할이 적지 않아 기관폐지 결정도 쉽지 않다.
산업부는 △기관 유지 △유관기관 통합 △청산 및 기능 이관 등 3가지 선택지를 펼쳐놓고 검토에 돌입했다. 2025년 생산 부문이 소실되는 조기폐광 계획에 큰 변동이 없으면 내년 중에는 석탄공사의 존폐 또는 통폐합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5일 국가종합전자조달 시스템에 따르면 산업부는 최근 '조기폐광에 따른 대한석탄공사 운영 방향 연구' 과제를 공고하고 석탄공사 기능 및 운영 전반에 관한 조사에 나섰다.
산업부는 △조기폐광에 따른 대한석탄공사 재무상황 및 필수 기능 등 검토 △조기폐광 후 대한석탄공사 운영 시나리오 검토 △조기폐광 후 대한석탄공사 적정 운영방향 설정 등을 연구과제로 제시하며 "공사의 자산, 부채 처리 방안 검토 및 향후 운영 방향 등에 대한 정부 정책 수립의 기반자료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탄공사는 올해 화순광업소를 시작으로 2024년 장성광업소, 2025년 도계광업소 순으로 단계적 조기폐광을 추진 중이다. 삼척 도계광업소 폐광이 내후년 마무리되면 석탄공사는 생산 부문이 없어지고 판매 부문만 남게 된다.
전기·가스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석탄은 수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다. 현재 석탄난방 가구는 8만가구 가량인데, 4인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수요인구는 30만~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인구의 1%가량에 달하는 적지 않은 숫자이다.
가정 석탄난방 수요 대부분이 저소득층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정부는 낮은 가격을 유지 중이다. 원가 이하로 공급하는 구조로 석탄공사의 누적 적자는 2021년 기준 2조2500억원에 이르고, 작년 적자를 더하면 2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2016년부터 석탄공사를 구조조정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각종 자구책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다. 신규 인력채용 없이 매년 감원·감축을 진행 중이며, 채산성이 낮은 채굴부문도 구조조정해 조기폐광을 결정한 상태다.
작년말 기준 석탄공사 인력은 740여 명인데 올해 화순광업소가 폐광되면 300여 명이 퇴직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5년 조기폐광이 마무리되면 생산 부문 인력이 모두 구조조정 대상이 돼 순차 퇴직 이후 남는 인원은 판매 부문과 본사 인력 등 100여 명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결국 2조5000억원의 적자와 인력이 현재의 7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는 석탄공사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기관 청산 또는 유관기관과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많다. 2021년 광해관리공단과 광물자원공사가 통합해 신설된 한국광해광업공단과 합치는 안이 가장 많이 거론된다.
광해광업공단이 7조원에 가까운 광물자원공사 빚을 떠안고 출범해 아직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황에서 석탄공사까지 통합될 경우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은 산업부가 고심하는 부분이다.
정부는 지난 2월 '핵심광물 확보전략' 발표를 통해 33종의 핵심광물 및 10대 전략광물 확보에 총력전을 펴겠다는 방침을 천명한 바 있다. 2조원 넘는 부채를 안고 있는 석탄공사를 통합할 경우 적극적 투자 위축 우려 등 정책 추진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석탄 해외수급 및 판매 부문에서 수십년간 쌓아온 영업역량 및 노하우가 상당 부분 상실될 수 있다는 점도 석탄공사 폐지 또는 통폐합 결정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요소로 꼽힌다.
산업부 관계자는 "작년 석탄 수요가 40만톤가량인데 이는 적지 않은 규모다. 40만톤의 석탄을 어떻게 적기에 방출하고, (해외 공급업체와) 가격협상하고 공급하는 기능들의 가치가 낮다고 볼 수 없다"며 "석탄의 공급기능이 계속 유지돼야 하는 측면에서 보면 장기존속 필요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생산 기능은 없어지더라도 정부비축자원으로 관리하는 석탄의 관리 및 비축장 운영·위탁 등 중요한 기능이 남아있다"며 "전체적 시나리오를 세우고 합리적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5년 조기폐광 예정인 만큼 내년에는 (석탄공사 유지 내지 통폐합) 결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onk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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