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소비↓ 위기에 빠진 한우…최대 28% 가격 하락
2024년 도축 마릿수 100만마리 전망…고물가 영향에 소비는 ↓
한우 재고량 전년보다 83.3% 증가에 대책 마련 필요
- 임용우 기자
(세종=뉴스1) 임용우 기자 = 한우 생산량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고물가와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구매는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년까지 한우 도축량이 크게 늘며, 가격 하락세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우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1만8898원으로 전년보다 11.0% 하락했다. 10월 기준 1++등급은 전년보다 8.0% 하락한 2만3035원, 1+등급은 10.1% 내린 2만149원, 1등급과 2등급 각각 12.5%, 15.6% 떨어진 1만8218원, 1만4350원을 기록했다.
하락세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한우 거세우 1등급 경매가격은 1㎏당 1만5000원대로 떨어졌다. 작년 같은 기간(2만433원)에 비해 28% 하락한 것으로 지난 2016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우 가격이 떨어진 것은 올해 들어 공급물량 증가와 함께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둔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는 355만7000마리로 전년 336만8000마리보다 5.6% 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 국민지원금 등으로 한우 소비가 늘며 도매가가 오르자 농가들이 일제히 사육두수를 늘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79만마리였던 한우 도축 마릿수는 올해 85만마리 수준을 기록한 후 2024년 100만마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한우 생산량 증가에도 소비량은 전년대비 크게 줄었다. 올해 국민 1인당 한우 소비량은 12.0㎏으로 전년(12.8㎏)보다 6.1% 감소했다.
가구당 월평균 육류 소비지출액은 2021년 7만3000원에서 올해 6만6000원으로 내려앉았다. 돼지, 닭 등 다른 육류 소비지출액도 포함돼 있어 한우소비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고물가 상황에 이어 추가 금리 인상까지 예견되면서 대출 이자 상황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한우 구매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농경원은 분석했다.
이에 한우 재고량은 7106톤을 기록하며 전년(3875톤)보다 83.3%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재고부담이 커지며 식육업체의 한우 구매력 감소로 도매가격 하락마저 점쳐진다.
코로나19 일상화에 돌입하며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한 점도 한우 소비량 감소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은 늘고, 소비는 줄며 한우 농가들도 울상이다. 한우협회에 따르면 소 1마리당 생산비는 1070만원으로 2년 반을 사육해 판매되는 도체중(도축 후 무게) 450㎏기준 거세우 1등급 가격은 700만원 수준으로 생산비조차 건지지 못하는 셈이다.
특히 옥수수, 콩 생산량 감소로 인해 국제곡물가가 치솟으며 배합사료 가격이 오른 점도 농가 부담을 더하는 요인이다.
한우 농가의 어려움은 2024년까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입식된 소를 제외할 수 없는 만큼 2024년까지 도축마릿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여서다.
농경원 관계자는 "암소 비육지원 사업으로 송아지 생산을 억제하는 방법도 있지만, 사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하락은 불가피하겠지만 대규모 소비 촉진 행사 등과 원료육 한우대체 방안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phlox@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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