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에 화들짝 놀란 정부…전기저장장치 안전관리 강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 지목 ESS·UPS…안전 강화↑
충전율 제한→보증수명 변경, 배터리 셀 적합성 인증 의무화도

1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SK C&C 판교캠퍼스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현장 앞에서 카카오택시 래핑을 한 택시가 정차해 있다. 2022.10.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가 SK C&C 판교캠퍼스의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ESS(Energy Storage System, 에너지저장시스템)와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 무정전 전원장치)에 대한 안전 규제 강화에 나선다.

ESS는 원하는 시간에 전력을 생산하기 어려운 태양광·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를 미리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간대에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예비용 배터리다. UPS 역시 전기저장장치와 기능은 유사한데, 정전 시 전원이 계속 공급되도록 하는 장치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20년 5월부터 지난 5월까지 ESS 등과 같은 전기저장장치를 원인으로 한 화재 발생 건수는 7건이다. 특히 올해에는 최근 판교 데이터센터 사고를 포함, 4건의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의 열폭주가 지목되면서 정부는 이를 감안한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 들여다보는 한편, 관련 규정 강화에도 나설 계획이다. 현재 규정은 배터리 열폭주(이상현상에 따른 온도상승)에 따른 화재 예방을 위해 ESS 기준에는 배터리 충전율을 옥내·옥외로 구분, 각각 80%와 90%로 정하고 있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배터리는 지하 3층에서 운영 중이었지만, 옥내 배터리 충전율 기준을 초과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태다.

리튬이온 배터리 사용에 대한 문제도 수면 위로 부상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크기와 두께를 작고 가늘게 만들 수 있고, 고밀도 에너지 저장에 고전압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화재 위험이 부각되면서 UPS 장치에는 사용을 지양하는 추세다.

실제 KT의 경우 2020년 발생한 화재 사고를 계기로 리튬이온 배터리를 리튬인산철 배터리, 납축전지로 교체하기도 했다.

12일 오전 울산시 남구 SK에너지 동력공장 전기관련 설비(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2.1.12/뉴스1

시설 구조에서도 문제점이 지적되는데, SK C&C는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면서도 배터리실과 핵심 전력시설들을 한 층에 몰아둔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3층에 UPS실과 배터리실이 별도 분리돼 있긴 하지만 네 개 출입문으로 연결돼 있었고, 배터리실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수를 살포하기 위해서는 중앙 전원까지 차단해야 하는 구조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화재 사고 시 더 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메인 전기실과 배터리실·UPS실은 각각 다른 층에 분리 배치함으로써 중앙 전원과 유사 시 전원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SS와 같은 전기저장장치 화재 사고는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다는데 산업부는 이미 안전기준 강화 등 대책마련에 나선 상태다. 다소 안전관리에 비껴나 있던 UPS에 대해서도 새로 안전기준(안)을 마련하고, 안전기준 제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선 충전율에만 제한을 뒀던 현행 규정을, 보증수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변경한다.

배터리 보증수명 기준으로 용량을 설계하고, 사용자는 보증수명 용량 이하로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이다. 배터리 셀의 열 폭주 방지를 위한 적합성 인증 의무화도 추진 중이다.

배터리 제조공정상 개선도 꾀한다. 배터리 제조사는 제조공정상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공정개선 및 배터리 교체를 실시해야 한다.

운영관리 면에서는 사용자에 자체 소화시스템 설치, 배터리실 폭발 예방을 위한 감압 배출기능 설치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시설 구축 후에는 주기적인 안전점검도 의무화한다.

ⓒ News1 장수영

사용후 배터리에 대한 안전기준도 추가한다.

사용후 배터리라도 배터리용량, 보증기간 등에 대한 베터리 제조사 또는 인증기간에서 시스템단위 안정 적합성 인증을 받도록 규정 신설을 추진 중이다.

UPS에 대한 안전규제도 전기저장장치 안전기준을 준용한다. 다만 설치환경‧시설기준(전력변화, 배터리 등), 이격거리 등은 현실에 맞게 별도 규정한다.

산업부는 그동안 UPS의 경우 별도 안전규정이 없어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는데, 업계 의견수렴과 특별 안전점검, 공청회 등을 거쳐 현재 안전기준(안)을 마련, 안전기준 제정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미 ESS 안전강화대책을 마련해 안전관리 체계를 보완·강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대책에는 그동안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던 UPS 안전기준안 마련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UPS 사업장에 대해서는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안전기준안도 신속하게 제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