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재도약 지금이 골든타임…정책지원 확대·이중구조 해소(종합)

정부, 관계부처 합동 '조선업 경쟁력 강화 전략' 제시
산업부 '초격차', 고용부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인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4척이 동시에 건조 되고 그 중 2척이 진수됐다고 22일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1도크는 기네스북에도 등재된 세계 최대 규모로 길이 530미터, 폭 131미터에 달한다. 1도크는 길이 330미터, 폭 60미터에 달하는 VLCC급 선박 4척(2척 전선, 2척 반선)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는 규모다. 대우조선해양 1도크에서 VLCC 4척이 동시에 건조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제공) 2019.4.22/뉴스1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기자 = 'K-조선' 부흥을 위한 정부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부는 19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조선업 초격차 확보전략'과 '조선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조선업 육성을 위한 대책은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 산업 측면에서는 호황기를 맞은 글로벌 조선업계에 불어 닥친 친환경·디지털 트렌드로의 변화를 적극 지원해 우리 조선산업의 재부흥기를 이끈다.

다음은 국내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다단계 하청구조를 없애는, 즉 내구성을 단단히 하는 전략이다. 우리나라는 꾸준히 글로벌 선박 수주량 1·2위를 다투는 조선업 세계 강국이다.

하지만 현실은 일할 사람이 없어 수주한 선박의 건조 시한을 맞출 수 있을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국내 조선업계만의 특수한 '이중구조 노동구조' 때문인데, 정부는 이참에 업계 뿌리깊이 박힌 노동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이뤄낸다는 목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조선산업 초격차 확보 전략 등을 논의했다. 2022.10.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산업 경쟁력 확보' 친환경‧디지털전환 지원 등 정책지원 확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조선업 세계 발주량(만CGT, 클락슨)은 연평균 4000만CGT 이상의 안정적 발주량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이 같은 글로벌 조선산업 호황 속 안정적인 수주량 확보를 위해 산업기술 측면에서의 재정지원 투입 등 경쟁력 확보에 나선다.

이를 '기술·시장 초격차 확보'라 명명했다. 우선 2030년까지 고부가선박 점유율 75% 달성 및 무탄소선박 상용화를 위한 LNG선 고도화, 무탄소 선박 기술개발 등을 추진한다.

2026년까지는 선원이 승선하지 않고도 원격제어로 운항이 가능한 자율운항선박(IMO 3단계)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 및 근거법률도 마련한다.

또 중소조선사 및 기자재 업계의 생산·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선반 건조 전공정 디지털 전환 기술의 개발·보급을 추진한다.

미래시장 변동성에 대응해 FSRU(해상운송된 LNG의 육상공급 시설) 개조, 특수선 MRO, CO2/수소 해상플랫폼 등 신사업 진출을 통한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지원할 예정이다.

조선업 관련 금융재정지원도 확대한다. 정부는 최근 수주실적 개선 등으로 급격하게 소진되는 선수금 환급보증(RG)으로 인해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활동에 지장이 없도록 RG 적기 발급을 지원하고, 무역보험공사를 통한 특례보증 활용을 지원한다.

RG는 조선업체가 선박을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파산했을 경우, 선주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은행이 대신 물어주는 지급보증을 말한다. RG가 없으면 조선사는 수주를 받기 어렵다.

정부는 금융기관 간 협의를 통해 연말까지 가용한 RG를 추가 발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무보의 RG 특례보증제도를 활용해 지원하고, 추가 기금운용 시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한 운영을 3배수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6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노동시장 이중구조 관련 노사·전문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2022.9.16/뉴스1

◇국내 조선업 고질적 병폐는 원·하청 이중구조…체질부터 바꾼다

아무리 기술경쟁력을 갖추더라도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다단계 원·하청 노동구조 개선 없이는 세계시장 선점이 어렵다는데, 정부는 이중구조 해소 대책도 병행 추진한다. 업계 호황에도 인력 이탈이 심화하고 있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원·하청 간 임금격차나 복지혜택에서 발생하는 불평등에서 기인했다는 문제인식이다.

이에 정부는 내년 초까지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이 참여하는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추진한다. 원·하청의 하도급 구조개선을 위한 것으로, 원하청이 스스로 적정기성금 지급 등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꾀하도록 돕고, 근로자 간 이익 공유, 직무·숙련 중심 임금체계 확산, 다단계 하도급 구조개선 등을 위한 실천방안을 협의해 마련토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원하청 당사자들의 자율적인 의지가 있어야 하는 만큼 정부는 협약 참여와 이행에 대한 인센티브로, 참여기업에는 각종 장려금과 수당 등을 우대 지원한다.

협약 이행 평가는 다수 조선업계가 소재한 경남·울산 등 지역노사민정협의회 등에 특별위원회를 설치, 이행 상황을 지속 모니터링하고 이후 정부 합동평가단을 구성해 종합평가한다.

실천협약 논의·체결을 위한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의체'는 11월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협의체에는 주요 조선사, 협력업체 외에도 정부·전문가·지자체 등이 참여한다.

하도급 구조개선을 위한 제도적 기반으로는 연말까지 조선업 표준하도급 계약서 개선을 추진한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도급 대금 결제조건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불공정거래 신고사건에 대해서는 우선 신속 처리하는 안을 실시할 예정이다.

현장 개선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관계부처 합동(고용부·공정위·산업부)으로 하도급 실태조사도 매년 실시할 계획이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원·하청 간 자율적인 대화의 장이 활성화한다면 궁극적으로 이중구조 문제가 해소되고, 조선업 인력난도 해소될 것이라는 게 정부 판단이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기자들과 만나 "지금부터 3~5년 정도가 일종의 조선업 이중구조 해소와 초격차를 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권 차관은 "업계에서는 최소 3년에서 5년 정도는 조선업이 아마 훨씬 더 좋은 상황으로 유지가 될 거라는데 동의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초격차'라는 전략을 냈고, 그중에서도 제일 근본적인 부분은 인적 경쟁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이번 대책은)산업·정책적 차원과 노동정책이 함께 가야 하는 것으로, 업계에서도 일정부분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uni12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