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경고' 뜨거워지는 한반도 바다…도심공원 상어 출몰에 생태계 '비상'

58년간 표층수온 1.60℃ 폭등…전 지구 평균 상승 속도 '2배'
명태·살오징어 자취 감춘 동해…방어·참다랑어·아열대 어종 '대이동'

18일 오전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서 상어 출현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산해양경찰서 대원들이 몸길이 약 3~4미터의 무태상어를 몰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9.18 ⓒ 뉴스1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한반도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이 최근 58년간 1.60℃ 상승하며 전 지구 평균보다 2배 이상 가파른 온난화 속도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온 상승의 여파로 동해 명태와 살오징어가 사라진 자리에 방어와 참다랑어 등 난류성 어류가 북상하고, 최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3.5m 대형 무태상어가 출몰하는 등 해양 생태계 이상 징후가 도심 연안까지 확산하고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기후적응형 수산 자원 관리 체계 전환과 스마트 양식 도입, 연안 모니터링 강화 등 범정부 차원의 종합 대응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58년간 표층수온 1.60℃ 폭등…전 지구 평균 상승 속도 '2배'

국립수산과학원의 장기 해양 관측 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58년간(1968~2025년) 한반도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60℃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 수온 상승폭인 0.76℃와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가파른 온난화 추세다.

특히 지난 2024년 한국 바다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8.74℃를 기록하며, 1968년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바다로 기록됐다. 이는 1968년부터 57년간 평균 상승폭인 1.58℃를 넘어 직전 해인 2023년의 최고 수치(18.09℃)를 불과 1년 만에 0.65℃ 뛰어넘은 최고 기록이며, 해양 온난화가 가속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해역별로는 동해의 수온 상승 추세가 유독 독보적이다. 동해 표층 수온은 1968년 이후 2.04℃나 치솟아 전 지구 평균 상승폭(0.74℃)보다 2.7배 빠른 속도로 뜨거워졌다. 2024년 동해의 연평균 표층 수온은 18.84℃에 달해 평년 대비 1.77℃ 높게 나타났다. 수산과학원은 지난 30년간 한반도 해역 수온이 1.2℃ 상승한 주요 배경으로 대마난류의 근원인 쿠로시오 해류 세력의 연안 유입 강화를 지목하고 있다.

이 같은 급격한 수온 상승은 여름철 고수온 특보와 해양열파(Marine Heatwaves)의 정례화로 이어지고 있다. 늦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연안 표층 수온이 28℃ 이상 유지되는 고수온 경보 일수가 매년 최장 기록을 경신하는 실정이다.

해양학계에서는 육상의 1℃ 상승과 달리 해양 수온의 1℃ 상승은 해양 생물에게 육상 기온 10℃ 변화에 맞먹는 거대한 환경적 충격을 유발한다고 강조한다. 수온 상승으로 인해 회유성 어종의 연안 진입 경로가 가로막히는 등 한반도 삼면 바다가 거대한 고온의 열장벽에 갇히는 양상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해양 생물 서식 환경의 근본적인 재편이 가속화하는 상황이다.

명태·살오징어 자취 감춘 동해…방어·참다랑어·아열대 어종 '대이동'

가파른 수온 상승은 한반도 연근해의 어종 분포와 수산 자원 지형을 뿌리째 뒤흔들고 있다.

차가운 물을 좋아하는 한대성 어종인 명태는 1981년 연근해 어획량이 16만 7000톤에 달했으나 1995년 1만 톤 미만으로 떨어진 뒤 동해 산란장의 저수온 환경이 소멸하면서 2008년 이후 연근해 어획이 사실상 전면 중단됐다.

대표적 국민 생선인 살오징어 역시 2000년 23만 톤이던 생산량이 2021년 6만 880톤, 2024년 1만 1288톤으로 95% 이상 폭락했다. 동해 연안의 살오징어 어획량은 2024년 852톤 수준에 불과했다. 가을철 대표 어종인 전어 또한 연안 수온이 28℃ 이상으로 치솟자 외해 깊은 수심으로 이동하면서 2023년 6,470톤이던 어획량이 2024년 3380톤으로 반토막 났다.

한대성·온대성 어류가 북쪽 러시아 수역 등으로 쫓겨난 자리는 난류성 및 아열대성 어종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과거 제주와 남해안이 주 서식지이던 방어는 이제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 동해 최북단 연안의 대표 주력 어종으로 완전히 정착했다.

대형 난류성 어종인 참다랑어의 북상도 두드러진다. 강원 지역 참다랑어 어획량은 2021년 39톤에서 2024년 상반기에만 438톤으로 11배 넘게 폭증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아열대성 어종의 유입도 가속화하는 추세다. 국립수산과학원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수산자원 조사 결과, 붕장어과와 날치과 등 국내 미기록 아열대성 어류 7종의 난·치어가 새롭게 확인됐다. 이는 전년도 8종 발견에 이은 2년 연속 결과로, 쿠로시오 해류 확장에 따른 아열대성 어류의 북상과 생태계 구조 변화를 명확히 입증하고 있다.

동해의 오징어 어황 붕괴는 연안 어민들의 어선 출항 포기뿐만 아니라 북한 지역 어촌의 삯발이 어민 10만 세대 이상의 생계까지 위협하는 등 한반도 전역의 연안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있다.

부산 북항 3.5m 상어 유입·양식장 피해…해수부, 수산 정책 '전면 재편'

수온 상승으로 인한 해양 온난화는 어종 변화를 넘어 도심 연안 생태계 위협과 수산업 피해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경관수로에 몸길이 3.5m에 달하는 대형 무태상어가 출몰해 긴급 안전 안내문자가 발송되고 구경 인파가 몰리는 등 소란이 일었다.

무태상어는 태평양·대서양·인도양의 온대 및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대형 상어로, 오징어, 갑오징어, 고등어, 방어, 참다랑어 등을 주로 포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서 고등어와 참다랑어 등 난류성 먹잇감을 쫓던 대형 상어가 연안 친수공원 수로까지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동해에서만 73마리의 상어가 발견되는 등 수온 상승에 따른 연안 대형 포식자 출몰 빈도가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 서귀포 바다에서도 8월 평균 수온이 30℃까지 치솟아 연산호가 녹아내려 집단 폐사하고, 2024년 고수온으로 양식 어류 5308만 마리가 폐사해 405억 원대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기후변화 대응 수산 분야 종합 적응 대책을 수립하고 수산 정책의 전면 개편에 나섰다. 과거 30~40년 전 기준에 맞춰진 계절별 어기·금어기와 총허용어획량(TAC) 제도를 어종 북상 속도와 해역별 서식 환경 변화에 맞춰 탄력적으로 재조정하는 자원 관리 선진화 방안을 추진한다.

고수온 피해가 집중되는 연안 가두리 양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내성 품종 개발 R&D를 확대하고 첨단 ICT 기반의 스마트 양식 클러스터 조성을 가속화하고 있다.

아울러 해수부는 국립수산과학원과 연계해 한반도 전 해역의 실시간 수온 관측 모니터링망과 조기경보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고수온 피해 어가에 대한 재난지원금 적기 지급과 융자금 상환 연기 등 맞춤형 민생 지원책을 확대하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 "기후변화에 따른 바다 환경의 급변은 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국가적 현안"이라며 "현장 중심의 기후 적응형 수산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어업인 생계 보호와 해양 생태계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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