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50% 관세 넘을 열쇠는 CPTPP, 가입론 재점화…농업 개방이 최대 변수

李 대통령, 칠레 순방서 CPTPP 협력 논의
2022년 가입 시도 시 농·축산업 강력 항의…설득이 관건

이재명 대통령과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7.31 ⓒ 뉴스1 허경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칠레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협력 방안을 논의하면서, 한국의 CPTPP 가입 추진이 다시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 현재 CPTPP 회원국 대부분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다. 다만 CPTPP에 가입할 경우 아직 FTA를 맺지 않은 일본과 멕시코에 대한 시장 접근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멕시코는 올해부터 FTA 미체결국을 대상으로 자동차·철강·가전 등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CPTPP 가입이 성사되면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둔 국내 기업들의 관세 부담이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농축수산물 시장 개방 문제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과거에도 농·축·수산업계의 강한 반발로 CPTPP 가입 절차가 사실상 중단된 만큼, 이번에도 농업 분야의 이해관계 조정이 가입 추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지속적인 CPTPP 외교전…가입 시 멕시코 관세 50% 완화 효과

3일 정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7월 30일(현지시간) 칠레 산티아고 대통령궁에서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CPTPP 태평양동맹(PA), 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주요 경제 협력체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CPTPP는 태평양 연안의 일본,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등 12개 회원국이 상호 시장 개방을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으로, 2006년 논의가 시작돼 2018년 발효됐다. CPTPP 가입을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동의해야한다.

이재명 정부가 이처럼 외교 무대에서 CPTPP 논의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1월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CPTPP가 화제로 올랐다고 보도했다.

또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지난해 9월 한·아세안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등 CPTPP 회원국 경제장관들과 잇따라 양자 회담을 갖고 관련 논의를 했다.

CPTPP 가입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멕시코, 일본에 대한 시장 접근성 개선이다. 멕시코, 일본을 제외한 나머지 CPTPP 가입국과는 이미 무역협정이 체결돼 시장 접근성이 상당히 확보된 상태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올해 1월부터 FTA 미체결 국가를 대상으로 1463개 전략 품목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 중이어서 CPTPP 가입 시 관세 부담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멕시코를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기지로 삼은 자동차, 전자, 철강 기업의 원자재, 설비 조달 비용이 늘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멕시코 관세 조치에 따른 주요 무역상대국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한국(-0.03%), 중국(-0.007%), 인도(-0.003%), 미국(-0.0009%) 순으로 무역수지 감소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KIEP 보고서는 "절대적인 무역수지 감소량은 중국이 크지만, GDP 대비 무역수지 감소율은 한국이 크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인근에서 열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저지 7.12범국민 대회에서 참석자들이 농어업홀대 윤석열 정부 규탄, 농어민 생존권 쟁취를 외치고 있다. 2022.7.12 ⓒ 뉴스1 임세영 기자
농·축산업 설득이 관건…李 대통령 "무역협정 피해 분야 보상 있어야"

CPTPP 가입의 선결 과제로는 기존 회원국 설득·협상과 함께 국내 농·축·수산물 시장개방에 대한 국민적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꼽힌다.

CPTPP 회원국에는 농·축산업 경쟁력이 높은 호주·캐나다·뉴질랜드 등이 포함돼 있어, 가입 협상 과정에서 농수산물 시장 개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22년 문재인 정부는 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공식화하며 절차에 착수했지만, 최종 가입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CPTPP 회원국의 농산물 평균 관세 철폐율은 96.3%로, 한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FTA의 농업 부문 평균 관세 철폐율(72.0%)을 상회한다.

정부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에서도 가입 이후 15년간 연평균 생산 감소 규모가 농업 분야 853억~4400억 원, 수산업 분야 69억~72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에 농업계는 삭발과 시위 등 강경한 항의에 나섰고, 그 결과 통상 협약의 필수 절차인 국회 보고가 무산되면서 가입 추진은 사실상 중단됐다.

정부는 농·축·수산 업계 설득을 위해 공감대 형성, 피해 완화 방안 마련 등을 해나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2026년 업무 계획을 통해 "통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CPTPP 가입 적극 검토할 것"이라며 "농수산업 등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이 대통령이 무역협정으로 인한 농·축산업 피해 노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FTA 등을 체결할 때 농·축산업 분야는 양보를 요구당한다"며 "혜택을 보는 수출 기업들의 수출액 일부를 부담하도록 해서 보상을 확실히 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seungjun24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