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불가능 피해" 경고…정부, 삼성 파업에 긴급조정권 '압박'
김정관 산업장관 "긴급조정 불가피"…정부 대응 기조 변화 기류
협상 교착 속 감산 우려까지…경제 파장 커지면 '최후 카드' 가능성
- 나혜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삼성전자 노사 협상이 결렬되며 총파업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그동안 대화를 강조해 온 정부 기조와 달리, 최근에는 파업 현실화 시 강제 개입까지 가능하다는 인식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특히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 '최후 카드'를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공식적으로는 "긴급조정권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쟁의행위 현실화에 대비해 법적 요건 등을 점검하는 작업이 병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사회적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하니 안타까움과 걱정을 금할 수 없다"며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 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쟁력을 상실하는 순간 2등이 아니라 생존이 어렵게 돼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파업이 발생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경제적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이 전면 중단될 경우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추정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 긴급조정권을 둘러싼 위기 인식이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현재까지는 사후조정 재개와 물밑 접촉 등을 통해 협상 타결을 유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에 16일 사후조정 재개를 요청했고, 노동부 역시 대화를 끌어내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협상 상황은 여전히 교착 상태다. 노조는 성과급 제도화 요구를 고수하며 추가 대화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사측 역시 입장 변화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노동 분야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을 긴급조정권 검토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정부 입장에서 노조나 회사를 직접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사실상 긴급조정 외에는 마땅한 카드가 없는 구조"라며 "검토 자체만으로도 노사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파업 영향이 단일 기업을 넘어 공급망과 수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변수다. 시장에서는 감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생산 차질이 현실화될 경우 경제적 파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긴급조정권은 발동 시 즉시 파업이 중단되고 30일간 쟁의행위가 금지되는 강력한 조치로 정부가 노사 교섭 흐름에 직접 개입하는 수단이다.
노동당국은 당장 긴급조정권 발동보다는 '대화 유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를 통한 사후조정 재개 요청과 함께, 노동당국을 중심으로 한 물밑 접촉을 통해 노사 간 협상 재개를 끌어내려는 시도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경사노위 등 공식 채널의 직접 개입은 없지만, 일부 비공식 접촉과 설득이 병행되는 등 전방위적인 막판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러한 대응은 긴급조정권을 당장 꺼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선택된 시간 벌기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긴급조정권은 노동3권 제한 논란과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현 정부로서는 최대한 자율 교섭을 통해 사태를 정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협상이 끝내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반도체 생산 차질 등 경제적 영향이 가시화될 경우 상황은 급변할 수 있다. 특히 감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시장 불안이 확대될 경우 정부 대응 수위 역시 불가피하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국 현재의 물밑 조율과 대화 유도 역시 긴급조정권 발동을 피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라는 해석이 나온다.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정부가 긴급조정권이라는 최후 카드를 실제로 꺼내 들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이다.
freshness410@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