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美 301조' 반박 의견서 제출…"시장경제 기반·강제노동 근절"
"비시장적 조치로 수출가격 조정 안해…구조조정으로 과잉생산 대응"
"법·제도 정비·기업 ESG 강화로 강제노동 근절 노력"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미국이 무역법 301조를 근거로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제재나 공격적 조치는 정당하지 않다"는 입장을 공식 의견서를 통해 전달했다.
정부는 한국 제조업이 시장 원리에 따라 운영되고 있으며 강제노동 방지 제도 역시 강화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조사 결과에 따른 불이익 조치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16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한국 정부 측 의견서 제출을 완료했다.
USTR은 지난달 중순부터 과잉생산과 강제노동에 대해 무역법 301조 조사를 개시하고, 이해당사자 의견서 접수를 시작했다.
무역법 301조는 USTR이 조사를 거쳐 외국의 조치가 부당·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대통령이 관세 인상, 양허 철회, 수입 제한 등 광범위한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통상법이다.
통상적으로 301조 조사는 6개월 이상 소요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했던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판단이 나온 뒤 시작된 만큼, 관세 공백을 채우기 위해 단기간에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부는 과잉생산 조사에 대한 의견서에서 "한국의 시장 기반 사업 구조, 주요 제조업의 특징, 한국과 미국의 상호 보완적 특성, 한국의 대미 투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한 미국의 조치는 적절하지도, 필요하지도 않다는 결론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우선 한국이 시장 경제 체계를 운영함에 따라 제조업 설비 가동률이 경기 순환에 따라 움직이는 점을 들었다. USTR이 우려하는 정부 개입이나 구조적 과잉생산과는 거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부는 "제조업 부문은 시장 내에서 활동하는 민간 기업에 의해 주도되고, 한국의 수출 가격은 꾸준히 세계 시장 가격과 연동돼 왔다"며 "이는 한국이 비시장적 수단을 통해 수출 가격을 인위적으로 억제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장 가동률은 검증된 주문량과 상업적 수요에 의해 좌우되며, 시장 상황과 상관없이 생산을 유지하려는 정부 지침 등 다른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특히 USTR이 문제 삼는 '비시장적 지원에 기반한 구조적 과잉생산'과 달리, 한국은 글로벌 공급 과잉의 피해를 입어 구조조정을 해 온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산업부는 "한국은 과잉생산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고 산업계의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운영 중"이라며 "현재 석유화학 산업은 특별법을 통해 구조 개편을 지원해 친환경 생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인 것처럼 최근의 전 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의견서에는 △한국의 미국 공급망 기여와 시너지 효과 △대미 투자를 통해 미국 내 고용창출에 기여하고 있는 점 △조선업 협력 △양국 무역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흑자 규모 확대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은 과잉생산에 대한 301조 조사와 함께 각국의 강제노동 근절 관행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강제노동이나 인신매매 등을 통해 인건비를 줄여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국내 법·제도 개선을 근거로 대응했다.
의견서에는 "형법상 인신매매 처벌, 근로기준법·선원법의 강제노동 금지, 인신매매 방지·피해자 보호법 제정 등으로 강제노동 처벌·보호 체계를 강화했다"며 "국제노동기구의 강제노동방지 협약을 비준한 상태"라고 명시했다.
또한 산업부는 강제노동 생산품의 무역 근절과 관련해 민간 중심의 공급망 관리 정책도 소개했다.
산업부는 "정부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급망 실사를 핵심 과제로 보고 있다"며 "기업들이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을 공급망에서 배제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K-환경·사회·지배구조(ESG) 가이드라인 개발을 통해 인권 및 노동 기준을 명시적으로 다뤄, 기업들이 공급망 내 강제 노동 관련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하도록 장려함으로써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도록 하고 있다"며 "강제노동·인권 리스크를 포함한 ESG 정보를 공시하도록 하는 '한국 지속가능성 공시 기준(KSDS)'의 제정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