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축유 활용해 나프타 확보…석유공사·업계 '수급 협의체' 가동
비축유 방출시 생산된 나프타 우선 배분…정유사 출고 일일 보고
정부 '배분권' 행사로 수급 조정…수입 의존 업체 먼저 공급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나프타 수급 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비축유 방출과 함께 나프타 생산·배분을 총괄하는 협의체를 가동한다.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지자 비축유를 활용한 생산 확대와 공급 조정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3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4월 중 비축유 방출을 앞두고 '나프타 수급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비축유 기반 나프타 생산 물량과 업계 배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는 비축유 활용을 통한 나프타 생산 확대와 해외 물량 확보를 병행해 단기 수급 불안을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나프타 수급관리 협의체'는 지난 27일 시행된 '나프타의 수출제한 및 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에 따라 구성된다. 협의체는 정유사의 나프타 생산·출고·유통 현황을 일일 단위로 보고받고, 업계 차원의 '비축유 활용 나프타'에 대한 생산·배분을 논의하게 된다.
고시에는 "산업부 장관은 나프타 수급 안정을 위한 사무의 효율적인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석유공사가 나프타 수급관리 협의체를 운영하게 할 수 있다"며 "필요할 경우 협의체가 관리 지역별 나프타 공급 및 수요계획을 수립해 제출하도록 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를 통해 산업부는 나프타 업계에 대한 생산 명령 권한과 함께, 국내 정유사가 생산·보유한 나프타를 어느 사업자에게 얼마만큼 공급할지에 대한 배분 권한을 갖게 됐다. 협의체는 산업부의 배분 과정에서 업계 의견을 수렴·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배분 권한은 정유사의 개별 확보 원유에서 생산된 나프타보다는 비축유 기반 나프타에 우선 적용된다. 정부가 보유한 비축분을 활용해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되, 민간이 직접 확보한 원유·나프타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배분에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기존 나프타 수급 구조도 고려될 전망이다. 정유사와 같은 그룹 계열사이거나 지분 관계가 있는 석화기업은 주로 국내에서 나프타를 조달해왔으나, 이러한 관계가 없는 기업은 해외 수입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수급난에 따른 가동 중단 위험에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정유사에서 직접 나프타를 받기보다 해외로부터 이제 수입하는 업체들이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긴급 수급 조정에 들어가면 이런 부분은 국내 정유사 협조를 받아 (산업부가) 조정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공장 가동을 완전히 중단하는 대신 가동률을 낮추는 ‘버티기 모드’에 들어갔다. 가동 중단 이후 재가동 과정에서 냉각·가열, 고온·고압 조건 조성, 시험 가동, 촉매 및 연관 공정 조정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23일부터 연산 80만 톤 규모의 여수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1공장에 재고 물량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여수공장은 정기 보수 작업을 3주 앞당겨 27일부터 실시했다. 여천NCC는 프로필렌 전용 공장 가동을 멈추고 NCC 가동률을 60%까지 낮췄다.
정부는 국내 수급 조정과 함께 수입선 확보에 필요한 운임·조달비 지원과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석유화학 업계의 해외 물량 확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 대응 특별위원회 회의에서는 국내 업체의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 사례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입은 미국이 러시아산 석유류 제품에 대한 제재를 한 달간 한시적으로 완화한 데 따른 것으로, 그간 업계에서는 러시아산 수입에 대한 2차 제재 우려가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미국 재무부와 협의해 러시아산 나프타가 2차 제재 대상이 아니며, 위안화·루블화·디르함화 등 비달러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기업들의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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