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폭탄' 피한다…대미투자법 이번주 처리, 1호 프로젝트 '급물살'
12일 예정 본회의 처리시 대미투자공사 이르면 상반기 신설
일, 대미투자 2차 발표 임박…한국도 프로젝트 검토 '속도'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이 이번 주 국회에서 처리될 경우,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패키지에 대한 국내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이에 따라 대미 투자를 전담할 한미전략투자공사(대미투자공사) 설립 작업이 본격화하고, 1호 투자 프로젝트 선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국 국회의 입법 진행 상황을 전해 들은 미 행정부의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8일) 대미 투자 협의차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김정관 산업장관은 "지금과 같이 한국에서 법(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한다든지 협상 관련한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관보 게재 그런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 반응을 들었다"고 밝혔다.
9일 국회와 정부에 따르면, 국회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특별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어 대미투자특별법을 의결할 계획이다. 법안이 특위 문턱을 넘으면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를 거쳐 12일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되는 수순이 유력하다.
법안 통과 뒤에는 약 3개월간 정관 제정, 조직 구성 등 준비 절차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중 대미투자공사가 공식 출범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미국이 조속한 투자 집행을 요구하며 관세 인상 카드를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공사 설립과 별개로 '1호 프로젝트' 후보군 검토를 선제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대미투자특별법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한미 양국의 관세·대미투자 협의 이후 지난해 11월 26일 첫 발의된 대미투자특별법은,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를 국내에서 뒷받침할 '입법 후속 조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현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된 뒤 2026년도 예산 심사와 기획예산처 인사청문회 등 일정에 밀려 계류됐다.
국면이 달라진 건 올 1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며 관세 재인상 가능성을 거론하면서부터다. '투자 지연 시 관세 인상' 시그널이 노골화하자, 여야는 기존 상임위 논의만으로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고 보고 대미투자특별법 처리를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를 따로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미특위 출범 후에도 입법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했다. 사법개혁 법안 등 다른 현안을 둘러싼 여야 대립이 번지면서 두 차례나 회의가 파행되는 등, 정작 대미투자특별법은 제대로 된 안건 심의조차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파행 끝에 법안 심사가 본격화자, 이번에는 '그릇'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졌다. 대미 투자 집행과 사후 관리를 전담할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새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한국투자공사(KIC) 등 기존 기관을 보완·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국회 통제 수준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여야·정부 안이 갈리면서 또 다른 논쟁이 이어진 것이다.
현재 여야 절충안에는 한미전략투자공사를 신설하되, 몇 가지 통제·공개 장치를 함께 두는 내용이 담겼다. 공사에 이사회와 투자심의위원회 등 내부 견제 장치를 설치하고, 산업통상부 산하 사업관리위원회와 함께 다중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조직이 갖춰지면 대미 투자 사업은 먼저 산업통상부 산하 '사업관리위원회'에서 1차 검토를 거친다. 이 위원회는 미국 정부가 제안한 사업이나 국내에서 자체 발굴된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상업적 합리성, 전략적 필요성, 법적 위험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사 투자심의위원회에 심의 요청한다.
최종 결정권을 가진 투자심의위원회(위원장 = 경제부총리)는 사업관리위원회의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투자 필요성과 전략적 타당성, 기금의 재무여건 등을 재차 심의한다. 투자심의위원회는 특정 사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최종 의결하며, 이후에는 투자자금 집행에 대한 최종 승인까지 담당한다.
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 이후 산업통상부 장관이 미국 측과 협의를 진행해 사업을 확정하는 절차가 이어진다.
정보 공개 범위는 공개를 원칙으로 하되, 국가안보나 기업의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는 사안은 비공개로 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투자 계획과 집행 현황은 소관 상임위원회에 정기적으로 보고하고,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 보고를 받는 방안도 절충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입법 과정을 거치는 사이, 대미투자 진행시 입법이 필요 없는 일본은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의 가스 화력발전소 건설 △조지아주 인공다이아몬드 제조 시설 건설 △텍사스주 석유·가스 수출 항만 정비 등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울러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미국을 방문해 대미 투자 사업을 협의하면서, 정상회담에서 추가 프로젝트 발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추가 대미투자로는 디스플레이, 원전, 구리 제련 협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투자 이행 절차 지연을 문제 삼으며 관세 인상을 압박하는 과정에서 이미 1호 프로젝트를 확정한 일본 등과의 '속도 차이'를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는 빠른 투자 이행을 통한 통상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공사 설립 작업과 별개로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 검토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미투자특별법 통과 전부터 임시 추진체계를 가동해 후보 사업의 상업적 합리성을 따져보고, 공사 설립 후 빠르게 사업 추진 단계로 넘어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유력한 1호 프로젝트 사업으로는 △원자력 △루이지애나주 LNG 터미널 △루이지애나주 셰일 가스 생산 설비 △텍사스∙루이지애나주 화학 플랜트 건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전날 대미 투자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만나 우리 국회의 대미투자특별법의 입법 진행상황을 공유하고, 신속한 투자 이행 의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미 측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고 소개했다.
귀국길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장관은 "지금과 같이 한국에서 법(대미투자특별법)이 통과한다든지 협상 관련한 내용이 이행된다면 관세 인상과 관련한 관보 게재나 그런 것은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와 반응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을 만나 다음 주에 있을 우리 국회의 법 통과와 관련해 설명했고, 거기에 대해 미국에서 아주 높이 평가했고, 고맙다는 반응을 보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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