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영업익 13.5조 '사상최대'…연료비 안정 속 요금체계 시험대(종합)

매출 97.4조·영업익 5.1조↑…재정건전화 3.6조 효과
부채 206조·차입금 130조 '여전'…투자 재원 마련은 과제

ⓒ 뉴스1 장수영 기자

(세종·서울=뉴스1) 나혜윤 기자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2025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13조 5248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5조 1601억 원 늘어난 실적을 냈다. 연료가격 안정과 요금 조정 효과가 반영되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결과다. 다만 206조 원에 달하는 부채와 130조 원 수준의 차입금 부담은 여전해,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재무 정상화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한전의 2025년 결산(잠정) 결과 연결 기준 매출액은 97조 4345억 원, 영업이익은 13조 5248억 원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조 1601억 원 증가했다.

한전은 연료가격 안정화와 2024년 10월 요금 조정 효과, 재정건전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판매단가 4.6% 상승…연료비·구입전력비 동반 감소

지난해 한전의 전기판매량은 0.1% 감소했지만,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4.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전기판매수익은 4조 1148억 원 증가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자회사 연료비가 3조 1014억 원 감소했고, 민간발전사 구입전력비도 6072억 원 줄었다.

연료비는 원전·LNG 발전량 감소와 연료가격 하락 영향으로 큰 폭 감소했고, 구입전력비는 구입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SMP 하락으로 줄었다. 특히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시행을 통해 4026억 원을 절감했다.

반면 자회사 해외사업 비용이 1조 4161억 원 증가했고, 발전·송배전 설비 자산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수선유지비도 6528억 원 늘면서 기타 영업비용은 2조 5841억 원 증가했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매출액 95조 5362억 원, 영업이익 8조 5400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조3733억 원 늘었다.

매출은 2024년 10월 요금 조정 영향 등으로 3조 8896억 원 증가했고, 영업비용은 연료가격 안정과 재정건전화 계획 이행 영향으로 1조 4837억 원 감소했다.

재정건전화 계획의 세부 이행 내역을 보면 비용 절감과 수익 창출 노력이 병행됐다.

고객참여 부하차단 제도 시행과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탄력 운영 등을 통해 1조 3000억 원의 구입전력비를 절감했다. 또한 AI 활용 자산관리시스템(AMS) 고도화와 최적 설계를 통한 사업비 절감으로 9000억 원을 줄였다. 건설사업 공정 관리와 투자 시기 조정 등을 통해 5000억 원을 추가로 절감했다.

이와 함께 시설부담금 현실화,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9000억 원의 전기요금 외 수익을 창출했다.

서울의 한국전력 영업지점. 2023.5.12 ⓒ 뉴스1 구윤성 기자
실적 개선했지만 재무 안정은 '미지수'…부채 206조 원 차입금 130조 원 '여전'

다만 실적 개선이 곧바로 재무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022년 이후 산업용 전기요금은 7차례 인상되며 누적 약 70%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계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한전의 실적 개선이 '요금 인상 효과'에 기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실적 개선에 따라 배당 확대 여부를 둘러싼 정부 내 논의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 재정 확충 필요성과 재무 안정 간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다.

한전 내부에서는 재무 부담이 여전히 무겁다는 입장이다. 연결 기준 부채는 206조 원, 차입금은 130조 원 수준이다. 하루 이자비용만 119억 원에 달한다.

별도 기준으로는 2021~2023년 연료비 급등기에 발생한 누적 영업적자 47조 8000억 원 가운데 36조 원 가량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별도 기준 부채는 118조 원(부채비율 444%), 차입금 잔액은 84조 9000억 원으로, 하루 이자비용은 72억 원을 부담하고 있다.

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매년 10조 원 규모의 송배전망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연간 20조 원 이상의 추가 자금 소요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전은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차입금 이자 지급과 원금 상환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 회복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구입전력비 절감을 위한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고강도 자구 노력, 다각적인 재원 조달 방안 마련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 개편과 지역별 요금제 도입 등 산업계 부담을 고려한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실적 개선이 요금 조정 효과에 일정 부분 기인한 만큼, 향후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 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여러 차례 인상되면서 기업 부담이 확대됐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한전의 수익성 개선이 추가 요금 조정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한전은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 개편과 지역별 요금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만큼 재무 안정과 산업계 부담 완화라는 두 과제를 어떻게 균형 있게 조정할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