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조 단위 수주 취소에…김정관, 배터리 3사 지난주 긴급소집

트럼프 행정부 세제 혜택 종료 여파…미국 전기차 시장 급랭
JV 구조 재편·한국판 IRA 요구 속 ESS 시장서 돌파구 모색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무궁화홀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암참)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세종=뉴스1) 이강 박기범 기자 = 보조금 축소에 따른 미국 전기차 시장 둔화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잇따라 대형 공급 계약 차질을 겪는 상황에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배터리셀 3사 부사장과 만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1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8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LG에너지솔루션 ·SK온·삼성SDI 부사장과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에코프로 등 주요 배터리 소재 기업 3사와 증권사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체결한 조(兆) 단위 공급 계약에 잇따라 차질이 발생하면서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팩 제조사 FBPS와 체결했던 3조 90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모듈 공급 계약과 포드와의 9조 6000억원 규모 계약이 지난달 연이어 취소됐다.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가 각각 GM과 테슬라에 납품하기로 했던 대형 계약도 축소된 상태다.

여기에 미국 전기차 시장 전망도 어둡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9월 전기차 구매 시 제공하던 세제 혜택을 종료하면서 판매 실적이 급감했다. 미국의 월간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8~9월 14만대 수준에서 10월 6만 9000대, 11월 6만 5000대로 떨어졌다. 완성차 업체들 역시 전기차 생산 계획 조정에 나선 상황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차량이 PnC 적용 충전소에서 충전하는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2.18/뉴스1
JV 구조 재편·한국판 IRA 요구 속 ESS 시장서 돌파구 모색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완성차 업체와의 합작법인(JV) 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SK 체제를 청산한 SK온 사례가 하나의 모델로 거론됐다. 두 회사는 지난해 말 SK온이 블루오벌SK의 테네시 공장을, 포드가 켄터키 1·2공장을 각각 독립적으로 소유·운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현재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 1곳을 가동 중이며, 스텔란티스·GM과는 각각 합작공장 1곳씩을 건설하고 있다. 두 공장 모두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합작공장 2곳,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 1곳을 운영 중이다.

배터리 업계는 한국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제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책 마련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IRA는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됐으며,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1대당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재명 정부 역시 이를 벤치마킹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첨단 기술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생산 기반을 강화하는 ‘생산촉진세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뿐 아니라 2차전지 등 전략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골자다.

아울러 민·관은 올해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업황 개선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에서 설치된 ESS는 5.3GW(기가와트)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우드맥킨지는 향후 5년간 미국 ESS 수요 전망치를 기존보다 15%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있는 자리는 아니며, 산업부와 협업하고 있어 종종 만남 요청이 있고 이에 응한 경우"라고 밝혔다.

thisriv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