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오늘 3분기 실적 발표…영업익 5조 전망, 요금 정상화는 숙제

연료비 하락·냉방 수요로 '깜짝 실적' 전망…요금인상 지연 여전히 부담
200조 부채·환율 불안 지속…요금 정상화 없인 반짝 실적 그칠 수도

ⓒ News1 이호윤 기자

(세종=뉴스1) 나혜윤 기자 = 한국전력공사가 13일 2025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5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할지 관심이 쏠린다. 발전연료 가격 하락과 여름철 전력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누적 부채가 200조 원을 넘고, 전기요금 인상 지연과 달러·원 환율 상승 등 구조적인 과제가 남아 있어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약 27조 3000억 원, 영업이익은 약 5조 50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5%, 영업이익은 6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실제 발표치가 이 수준에 근접할 경우, 한전은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하게 된다.

실적 개선의 배경으로는 주요 발전연료 가격 하락과 전력도매시장 가격 안정이 꼽힌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하며 자회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줄었다. 또한 전력도매시장 가격인 계통한계가격(SMP)이 안정되면서, 한전이 민간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 오는 구입전력비(PPA)도 감소했다.

한전 내부에서도 재정건전화 계획에 따라 자산 매각과 비용 절감, 수익 확대 등을 병행해 온 점이 실적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행된 재정건전화 계획으로 약 11조 5000억 원의 실적 회복 효과가 있었고, 올해도 1조 5000억 원가량의 추가 성과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판매량 측면에서도 3분기 실적에 긍정적 요소가 작용했다. 3분기는 전통적인 전력 성수기로 특히 올해 여름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지난해 단행된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10월까지 누적 반영되면서, 판매단가 또한 높아져 영업이익 증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이번 호실적이 구조적 전환을 의미하는지는 미지수다. 한전의 누적 부채는 지난해 기준 205조 원으로, 이 중 132조 원이 외부 차입에 기반한다. 연간 수조 원의 이자 비용은 고정비로 작용해 수익 구조를 압박한다.

전기요금 정상화 지연도 뇌관이다. 정부는 올해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며 물가 안정에 방점을 뒀고, 내년 상반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요금 인상 논의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용 요금은 이미 여러 차례 인상된 상태로, 남은 카드인 가정용·상업용 요금 인상이 한전 수익성에 직결될 전망이다.

환율 부담도 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에 머무르면서 LNG 수입단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환율에 따라 연료비와 발전단가가 변동하기 때문에, 요금 조정 없이 외부 변수만으로 수익성을 방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은 "한전의 중장기적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 전기요금 정상화 여부"라며 "가정용 및 상업용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며, 내년 전기요금이 결정되는 12월 말이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reshness4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