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모빌리티의 진화…"원격 수상드론으로 새로운 시장 만든다"

[오션테크2025 ②]'세일드론' 녹색 해양기술 대표 주자로 부상…국제기구 주도 기후감시에 활용
연안 관측부터 심해 해저 조사까지…합법적 상업운용 가능 입증 '미국 세일드론'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5 오션테크 코리아>가 10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자율운항 기능이 탑재된 세일부이(출처:노르웨이 세일부이 누리집)

(세종=뉴스1) 백승철 기자 = 바람과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장기간 자율운항이 가능한 무인 해양 관측 플랫폼인 '세일드론'은 기존의 유인 조사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양 연구와 감시 활동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

첨단 무인 세일드론은 센서, 위성통신, 자율항법 기술이 결합된 복합체로, 해양 환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 기후 변화 연구, 수산 자원관리, 해양 재난 감시, 국방 및 안보 분야까지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글로벌 세일드론의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61억7000만 달러로 평가되고 있으며 2025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85%로 성장해 약 77억2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세일드론은 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운항 중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며, 화석 연료 의존 없이 수개월간 자율운항이 가능하다.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해양 활동을 실현하는 데 중요한 기술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세일드론' 녹색 해양기술 대표 주자로 부상…국제기구 주도 기후감시에 활용
해외 상업용 세일드론 제작사 및 대표 모델의 성능(출처: 미국 세일드론사 누리집)

친환경 기술 전환에 대한 글로벌 요구와 맞물려 세일드론은 녹색 해양기술의 대표 주자로 부상하고 있으며, 유럽연합, 미국 NOAA, UN 등 국제기구 주도의 기후 감시 프로젝트에 지속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향후 친환경 인증 기반의 해양 플랫폼 수요가 증가할수록, 세일드론은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 AI 및 해양 디지털화 기술 발전과도 깊이 연결돼 있다.

여기에 항해 알고리즘의 고도화, 자율 판단 능력 등과 같은 기술의 발전으로 향후 다수의 세일드론이 협력 운항하며 해양 전역을 연결하는 방식의 스마트 해양 관측 체계 구축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다양한 글로벌 흐름과 정확히 일치하는 기술이자 플랫폼으로, 공공, 산업, 연구 전 분야에서 활용가치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10년 이내에 세일드론은 유인 해양 플랫폼의 상당 부분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중심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일드론은 기후 연구 중심에서 현재는 국방, 안보 분야 중심으로 전환되는 추세이다.

전 세계 세일드론 수상 전투함 시장 규모는 2024년도 약 13억20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25년부터 2033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 12.7%로 성장해 2033년에는 약 39억3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강력한 성장세는 전 세계 해역에서 진화하는 보안, 환경 및 운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첨단 무인 해상 솔루션에 대한 수요 증가로 분석된다.

세일드론 활용의 주요 사례로는 먼저 대서양 허리케인 임무로 2021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과 미국의 세일드론(Saildrone)사가 협력해 세일드론을 대서양에 투입해 허리케인 SAM의 중심부에 최초로 진입시켜 풍속 190km/h, 파고 15m에 이르는 극한 환경 속에서도 실시간 대기·해양 데이터 수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사례는 인간의 접근이 불가능한 허리케인 내부 데이터를 확보함으로써 기상 예측 정확도 향상과 재난 대응 효율화에 크게 기여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 2019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는 세일드론을 남극해에 투입해 196일 동안 해양 표면의 이산화탄소 농도와 흐름을 측정, 남극해의 겨울철 일부 지역에서 이산화탄소가 방출되는 현상을 관측했다. 이는 지구 기후 시스템에서 남극해의 역할을 재정의 하게 만드는 주요 데이터로 채택됐다.

2022년에는 호주 육군 지역군 감시단이 드론을 활용해 북서 호주 외곽 섬 지역 약 5500㎢를 대상으로 외국어선 및 불법 활동 감시와 해안 정찰을 수행했다. 여기에 드롱을 활용해 해변 상륙지점 정찰 및 지상군보다 먼저 특정 섬으로의 접근 경로 파악과 같은 더욱 구체적인 정찰 임무도 수행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세일드론의 글로벌 선도기업으로는 미국의 세일드론(Saildrone)을 비롯해 미국 오션 에어로(Ocean Aero)노르웨이의 오프쇼어 센싱(Offshore Sensing)사를 꼽을 수 있으며, 이밖에 다양한 기업들도 세일드론 및 자율 해양 플랫폼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각기 다른 기술과 운용 방식으로 시장을 다각화하고 있다.

연안 관측부터 심해 해저 조사까지…합법적 상업운용 가능 입증 '미국 세일드론'
세일드론(Saildrone) 사의 Voyager(출처:세일드론사 누리집)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일드론(Saildrone) 사는 현재 세 가지 모델(Explorer, Voyager, Surveyor)을 상업용으로 운영 중이며, 이들은 각각 연안 관측부터 심해 해저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맞게 설계됐다.

익스플로러(Explorer)는 12개월 이상 자율 항해가 가능한 7m급 플랫폼으로, NOAA, NASA, 우즈홀해양연구소(WHOI) 등과 협력해 북극과 적도 해역의 기후 및 해양 생태 데이터를 수집한다.

보이저(Voyager)는 미국 선급의 공인 선박 분류를 획득한 최초의 자율무인선으로, 국제 항만에서도 상업적으로 합법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업적 확장성이 높다.

서베이어(Surveyor)는 20m급 대형 플랫폼으로 1만1000m 수심까지 다중빔 음향 탐사가 가능해, 글로벌 해저지도 제작 프로젝트인 Seabed 2030에 참여하는 등 과학 및 자원탐사 분야에서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일드론사의 자율운항 기술은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한 지속가능한 운항 기반 위에 GPS 기반 항법 시스템, 자율 항로 설정 알고리즘, 고정밀 센서 융합 기술 등을 적용하여 해양 환경에서도 스스로 항로를 설정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와 함께 세일드론사는 '수중수상 천이기술'도 선도하고 있다. 이 기술은 세일드론이 수면 위에서 항해하다가 환경이나 임무 요구에 따라 수중으로 잠수하고, 임무가 완료되면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는 일련의 과정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기술이다.

이는 단순한 수상 운항을 넘어, 수중 환경에서의 정밀 탐사 및 장애물 회피, 구조 활동 등 복합 임무 수행을 가능하게 하여 세일드론의 활용 범위와 임무 성공률을 확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일드론사은 6000만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아 덴마크 코펜하겐에 유럽 본부를 설립하고, 2025년 6월 발트해에 최초의 세일드론 보이저(Voyager) 4대를 배치할 예정이다.

"한계점 극복·시장 확대 위해…민간 기업 참여·산업 생태계 조성 중요"
허리케인 중심부에 투입돼 극한 기후 환경을 촬영해 데이터를 수집한 세일드론(출처:뉴애틀라스 누리집)

현재 국내에서는 프로펠러와 같은 추진체를 활용하는 무인수상정(USV), 자율무인잠수정(AUV)에 집중되어 있으며, 세일드론 형태에 대해서는 기획 기반의 타당성 연구만 진행되었을 뿐 상업용 세일드론이 출시된 사례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비록 국내 기술로 개발된 세일드론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세일드론의 남극 자율항해 탐사에서는 한국극지연구소(KOPRI)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관이 참여하여 세일드론을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한국산업진흥협회 지식클러스터 사업으로 진행된 '한국 연안에 적합한 Sail Drone 연구 개발(2017~209)'에서 무인선박의 제작과 운영 기술 및 관측자료의 수집 및 이용에 대한 기초적 연구를 진행했지만 이 또한 인공지능은 활용하지 않고 오직 상용 추진기를 통해 이동하는 방식으로 기획돼 해외의 상용화된 세일드론으로 보기는 어렵다.

전문가들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국내 세일드론 연구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실용화와 시장 확대를 위해 민간 기업의 참여와 산업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민규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는 "산·학·연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다양한 산업분야와의 연계를 통해 실질적 수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수요기관과 연계한 시범사업을 통해 초기 기술을 확보하고, 향후 국내외 시장 진출을 위한 기술 상용화 및 인증 획득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해외기관과의 협력은 세일드론 기술의 고도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중 하나"라며 "미국과 노르웨이 등의 선진 세일드론 개발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핵심 기술의 공동개발 및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국제 학회 및 기술 세미나 정기적 참여, 연구 인력 해외 파견 및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글로벌 수준의 전문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일드론 기술의 고도화와 실용화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제도적 기반 마련, 산업 생태계 조성, 해외 기관과의 전략적 협업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 협력과 실증 기반을 확보함으로써, 국내 세일드론 기술이 미래 해양무인체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이는 해양 안전, 환경 감시, 재난 대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가적 역량 강화를 견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196일 동안 1만1879해리의 남극해를 일주한 세일드론 1020호의 경로(출처:세일드론사 누리집)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