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반 물류 최적화 기술…"선박·항만·사람 지능형 네트워크로 묶다"

[오션테크2025 ①]연료소비·탄소배출 최소화…글로벌선사, AI항로 최적화 기술 실증
스마트 포트·자율운항 선박 선도…해양 물류 디지털화 기업 '어웨이크 에이아이'

편집자주 ...세계는 지금 산업 전반에서 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주요 선진국들은 이미 해양에 대해서도 정책을 수립하고 관련 기업들과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해양수산 분야의 세계적인 기술 흐름과 우리 해양수산 기업들의 대응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2025 오션테크 코리아>가 10월 28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다. 뉴스1에서는 행사에 앞서 우리나라 관련 정책과 세계 주요 기술 흐름을 7편에 걸쳐 미리 알아본다.

(이미지출처: 클립아트코리에)ⓒ 뉴스1

(서울=뉴스1) 백승철 기자 =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가 채택한 '강화된 해양 온실가스 감축 전략'은 2050년까지 국제 해운 물류 체인 전반에서 탄소 배출 제로(Net-Zero)를 실현하고, 2030년까지 운항당 탄소집약도(CII)를 40% 이상 감축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

유럽과 미국 등 각국 또한 지역 규제의 속도를 내며, 탄소배출을 효율적으로 줄이지 못한 선사와 항만 운영사는 경쟁력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친환경 선박 도입과, 운항 최적화, AI 및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물류 효율화는 ‘규제 대응’과 ‘비즈니스 가치 창출’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실질적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김세원 세종대학교 AI로봇공학과 교수 제공)
연료 소비량·탄소배출량 최소화…글로벌 선사 AI 항로 최적화 기술 실증

AI 기반 선박 운항 최적화는 기술적 잠재력이 높지만, 운항 데이터의 불균형, 표준 부재, 이해관계자 간 데이터 공유 미흡이 여전히 도전 과제로 남아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 국제해사기구(IMO) 등의 국제기구와 해운·조선·항만 기업들은 데이터 표준화, AI 모델의 신뢰성 검증, 생태계 협업 플랫폼 구축을 통해 지속가능한 운항 최적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전 세계 해운 산업은 연료비 절감, 온실가스 감축, 운항 안정성 향상을 위한 근본적 해결책으로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주목하고 있다. IMO의 탄소집약도(CII) 및 선박에너지효율지수(EEXI) 규제 대응과 함께, 정시성 및 연료 최적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과제가 등장하며, 데이터 기반의 운항 최적화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전통적 항해 관리에서 벗어나, 예측형(Predictive), 자율형(Autonomous) 운항 모델로의 전환이 글로벌 해운업계의 주요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선사들은 기상 데이터, 해류, 해상교통, 해적 위험구역 등 복합 요소를 통합한 AI 항로 최적화 기술을 실증 중이다. 일본의 NYK와 MOL, 유럽의 Maersk, MSC 등은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해 ETA(예정 입항 시간)를 정밀 예측하고, 연료 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하는 항로를 제시하고 있다.

특히 NYK는 웨더 루팅 AI(Weather Routing AI)를 통해 기상 리스크 회피와 동시에 선속 조절을 자동화하고 있으며, 머스크는 AI 플랫폼 '캡틴 피터(Captain Peter)'를 통해 선박별 항해 시나리오 분석을 상용화했다.

여기에 더해 단순히 해상에서의 경로 조정에 그치지 않고, 항만과의 연계 최적화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AI로 선박 도착시간을 예측하고, 항만 혼잡도를 분석해 정시 입항을 유도함으로써 불필요한 대기시간과 연료소비를 줄이고 있다.

싱가포르의 PSA, 네덜란드의 로테르담 항만, 한국의 부산항만공사 등은 AI 기반 'Port Call Optimization' 시스템을 구축하고, 선사와 실시간 데이터를 공유해 운항-하역 간 효율적 연계를 실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율운항선박(MASS, Maritime Autonomous Surface Ships)은 AI 기반 최적화의 궁극적 형태로, 각국이 디지털 트윈 기술과 결합해 실증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의 'MEGURI 2040', 한국의 'SMART-Navigation', 유럽의 'AUTOSHIP' 프로젝트는 AI로 선박의 센서 데이터를 실시간 해석하고, 항로 결정, 장애물 회피, 기상 대응 등을 자동으로 수행한다. 디지털 트윈은 선박의 가상 모델을 생성해 실제 운항을 하고 있다.

AI 및 데이터를 이용한 최적 운항 솔루션과 데이터 관련 글로벌 대표 기업으로는 핀란드의 어웨이크 에이아이(Awake.AI)를 비롯해 미국의 버팔로 오토메이션(Buffalo Automation), 시머신로보틱스(Sea Machines Robotics), 리퀴드로보틱스(Liquid Robotics)를 꼽을 수 있다.

핀란드 기업 어웨이크 에이아이의 AI Sea(출처: Awake.AI 누리집)
스마트 포트·자율운항 선박 선도…해양 물류 디지털화 기업 '어웨이크 에이아이'

어웨이크 에이아이(Awake.AI)는 핀란드에 본사를 둔 혁신적인 해양 물류 디지털화 기업으로, 스마트 포트 및 자율운항 선박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18년에 설립된 이후, 해상, 항만, 육상 물류 생태계를 연결하는 AI 기반의 스마트 물류 플랫폼을 개발해 운영 효율성, 탄소 배출 감소, 비용 절감 등을 실현하고 있다.

현재 어웨이크.에이아이에서 제공하는 주요 솔루션은 포트 비전(Port Vision), AI Sea,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로, 각 솔루션은 특정 사용자 그룹의 요구를 충족시키며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

또 선박 최적 운항 및 항만 데이터 연계 그리고 인공지능 모델에 사용되는 그 핵심 기술 요소이다. 어웨이크 에이아이의 핵심 제품은 서비스형 스마트 포트(Smart Port as a Service)로, 이는 항만 운영자, 선사, 화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주요 기능으로는 △정확한 도착시간 예측하는 'AI 기반 ETA 예측' △항만 내외부의 모든 이해관계자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교환하는 '실시간 메시징 시스템' △3D 맵을 통해 항만 내 자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시각화한 '3D 항만 맵' △화물 등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IoT 및 컴퓨터 비전 기반 자산 추적' △에너지 효율성 및 CO₂ 배출 모니터링 등이다.

2018년부터 2020년에는 자율운항선박이 기존 항만 인프라와 원활하게 연동될 수 있도록 디지털 인터페이스와 머신러닝 모델 개발을 목표로 삼았으며, AI 기반의 항만 운영 최적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다. 2020년에는 서비스형 스마트 포트(Smart Port as a Service)를 공식 출시해 항만 운영의 디지털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파일럿 프로젝트로 로테르담 항만(Port of Rotterdam), 라우마 항만(Port of Rauma) 등과 협력해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2023년부터는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장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했다. 또 지속가능성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항만 회전 시간을 20%, CO₂ 배출을 10%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핀란드 기업 어웨이크 에이아이의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출처: Awake.AI 누리집)
"디지털 트윈 플랫폼 개발 필요…인공지능 기반 자율 운영 기술 지원해야"

국내에서도 스마트 선박 운항 및 항만 연계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 중이다. 특히, 조선3사를 기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선박 최적 운항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자체와 지역 항만 공사를 기반으로 선박-항만 연계를 위한 PCO(Port Call Optimization)와 디지털 트윈을 개발하고 있다.

스마트 항만도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최적운항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항만 작업 상황과 육상 물류 연계 상황 등이 선박에 공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항만의 데이터들을 디지털화하고 스마트 선박과 데이터를 교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 항만의 경우 스마트 항만 플랫폼을 개발하고 부산항의 경우에는 더 발전된 디지털 트윈 인프라를 구축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선박-항만-육상 물류'를 모두 연계해 최적운항 및 안전 운항이 가능한 5G 기반 항만 디지털 트윈을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개발 적용했으며, 체인 포털이라는 데이터 공유 사이트를 개발해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인천항도 전자상거래, 고부가가치 물동량 확대 대응을 위해 디지털 서비스 플랫폼과 AI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 인천, 여수광양, 울산 등 4대 항만에 블록체인 기반 항만 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환적 속도 향상 및 정시성 강화에 나섰다.

해운 물류와 육상 물류도 인공지능 기반으로 연계를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 SDS는 AI·블록체인·IoT 기반 'Cello' 플랫폼을 통해 '항만-육상-해상' 간 문서·물류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실시간 경로 최적화 및 B2B 협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는 해상·내륙 물류를 아우르는 RORO선 및 열차와 트럭 연계 운송망을 활용한 디지털 물류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 물류 스타트업인 포트로직스는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으로 '항공-해상-육상 물류' 운송 과정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층 나은 국내 인공지능 기반 선박 최적 운항과 항만 스마트 기술연계를 위해 △항만별 데이터 공유 플랫폼 △플랫폼 간 데이터 표준화 및 연계 실증 △AI 기반 자율 제어 기술 개발 등의 개발 및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세원 세종대학교 AI로봇공학과 교수는 "항만 플랫폼의 경우 다양한 객체와 이해관계자들의 데이터 정합성과 정시성을 만족시키기 위해 디지털 트윈 플랫폼으로 개발될 필요가 있다"며 "디지털 트윈 플랫폼은 스마트 선박의 최적 운항 솔루션과 데이터 교환이 가능하며, 연계해 운영 효율 향상, 안전성 향상, 환경오염 저감들을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선박 및 항만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종 데이터 플랫폼 간의 데이터 교환이 이뤄져야 하므로 데이터를 표준화하여 안정적이고, 적시에 정확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자율운항선박, 자율운영항만, 자율주행 육상 물류 등은 AI기반 상황인식을 넘어 조작의 권한까지 자유도가 향상된다"며 "이를 위해 디지털화, 플랫폼화, 지능형 운영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는 도입되는 인공지능 기반 자율 운영 기술들을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산항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한 가상모형(출처: 부산항만공사 과기부 '5G기반 디지털 트윈 공공선도 스마트 항만물류 플랫폼 구축' 과제)

bsc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