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LNG 투자 합의한 일본…한국도 참여 압박 거세질 듯
김정관 산업부 장관, 방미 기간 美에너지부 장관 면담 예정
대만·태국 이어 일본도 참여 의향 밝혀…협상 주요 의제 될 듯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일본이 미국과 관세율을 25%에서 15%로 낮추는 협상을 하면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하자, 미국의 다음 타깃이 한국을 겨냥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알래스카 가스 개발 프로젝트는 이미 미국이 우리나라에 여러 차례 참여를 제안한 만큼, 일본의 참여 결정으로 인해 한국에 대한 사업 참여 압박이 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각) 일본과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를 위한 조인트 벤처(JV) 설립 계약이 이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이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참여를 공식 선언한 국가는 일본이 처음이다.
한미 통상협상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25일 워싱턴D.C.에서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 등과의 회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방미에는 산업부 가스산업과 실무자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알래스카 프로젝트 참여 논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 측에서도 아직 사업에 필요한 기초 자료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사업성 검토가 우선인 한국 정부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와 관련해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에 참여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미국 북극권 노스슬로프에서 생산되는 LNG를 알래스카 주민에게 공급하고, 아시아 국가에 수출하는 사업이다.
문제는 극지에 가까운 알래스카의 혹독한 환경 때문에 자원 개발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2010년대에도 사업이 추진됐으나 막대한 비용 대비 사업성 문제로 미국, 영국 자원 개발 기업들이 철수하기도 했다.
이런 탓에 마이크 던비리 알래스카 주지사는 한국, 일본, 대만, 태국을 찾아 투자 유치 활동을 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지속해서 참여를 요구했다.
지난 3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한국, 일본 등 여러 나라가 프로젝트 참여를 원하고 있다. 수조 달러를 투자하기를 원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당시 직접 언급된 한국, 일본 정부는 가능성 검토 수준일 뿐 확정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참여 압박이 거센 가운데, 글로벌 오일 기업들이 철수할 정도로 사업 불확실성이 큰 LNG 프로젝트에 대해 한국 정부는 "사업성 검토가 선행해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유지해왔다.
정부에 따르면 알래스카 가스 라인 개발 공사(AGDC) 측은 알래스카 프로젝트의 사업성 관련 자료를 준비하는 단계다.
지난 6월 잠재 투자국 관계자를 초청해 개최한 '알래스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서도 구체적인 자료나 투자 조건은 공유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정부는 '사업성·경제성 검토가 우선'이라는 신중론을 줄곧 표명해 왔다.
다른 나라들도 초기에는 이와 유사한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지만, 미국 측이 관세 조치 등 통상 이슈와 연계해 참여를 요청하면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만은 지난 3월 AGDC와 비구속적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하며 참여 논의를 공식화했고, 태국도 6월 양해각서(MOU) 형태로 협의에 착수했다.
이번에는 일본이 미국과의 합작 투자(JV) 설립 논의에 돌입하며, 동아시아 주요국 중 사실상 한국만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세계 최대 LNG 수입국으로 꼽히는 만큼, 미국의 참여 압박 수위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seungjun241@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