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관세 'D-29', 韓 쿼터제 사수 총력전…리더십 공백 극복할까
"예외 없다"던 트럼프, 호주 철강 관세 예외 검토…각 국 총력전 돌입
'리더십 공백'에 정상외교 어렵지만…정부 "관세 발효 전까지 협의 추진"
- 김승준 기자
(세종=뉴스1) 김승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약 한 달 뒤(3월 1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관세 규제에 "예외는 없다"고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 총리와 통화 후 대규모 대미 투자를 이유로 돌연 호주의 규제 예외를 검토한다고 입장을 바꿔 협상의 여지를 남겼다. 일본도 신속한 정상 외교를 통해 규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모습이다.
한국도 트럼프 1기 당시 철강 관세 협상에서 기민한 물밑 협상과 정상 외교전을 펼쳐 극적으로 관세 규제를 피하고, 상대적으로 강도가 약한 수입 쿼터제를 끌어낸 경험이 있다.
우리 정부가 "현재의 철강 쿼터(할당) 물량이 줄더라도 쿼터제를 사수해야 한다"는 철강 업계의 바람을 이루려면 '리더십 공백'이라는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는 총력전이 필요하다.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일정 조율, 2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의 미국 방문 지원 등 총력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권한대행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의 철강 등에 대한 관세 조치 발효일인 3월 12일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우리 이익이 최대한 반영되는 방향으로 대미 협의를 추진하겠다"며 "외교·안보 라인 소통뿐 아니라 민간 차원의 대미 접촉 지원도 지속해 미 신정부와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이와 함께 2018년 1기 행정부 때 철강 관세에 예외가 발생해 관세 정책 효과가 떨어졌다며 '예외 없음'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당시 관세 부과를 피해 쿼터제가 적용된 한국도 고율 관세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미국의 관세 정책 발표 직후 앨버니즈 호주 총리는 "호주산 철강과 알루미늄은 미국 관세에 예외 검토가 이뤄진다"고 공개해 미국과의 추가 협상 여지가 있음을 드러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포고문 서명 자리에서 기자들 질문에 "우리는 호주와 무역흑자를 내고 있으며 호주는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구매한다"며 "이는 우리가 크게 고려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앞서 멕시코와 캐나다의 경우에도 미국의 25% 관세 선언 후 정상 통화가 이뤄졌고 관세 조치가 유예되기도 했다. 일본은 정상 회담을 통해 방위비 인상, 무기 구매 등을 논의하며 트럼프 행정부와 우호를 다지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를 협상 무기화하는 전략이 반복되며 각국 정상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한국은 대통령 직무 정지 상태로 다른 나라와 같은 정상외교를 적극적으로 펴기 어려운 국면이지만 정부는 총력전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은 과거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서 기민하게 대처해 세계 최초로 철강 쿼터제 협상을 끌어낸 경험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2017~2021년) 때도 국가안보를 이유로 철강에 25%, 알루미늄에는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연계해 철강 쿼터제 합의에 성공했다.
한국은 당시 철강 관세와 농·축·수산물 추가 개방 등을 막아내는 대신, 자동차 분야에서 일부 양보하는 재협상안을 타결했다. 실무자 협상과 정상 외교를 유기적으로 펼쳐 이룬 성과였다.
한국은 2021년 종료 예정이던 미국의 화물자동차 관세 철폐 기간을 2041년까지 연장했고, 미국 안전 기준만 충족하면 한국 안전 기준에 대한 추가 검증 없이 수입을 허용하는 자동차 쿼터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2배 확대했다.
그러자 미국은 3월 8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를 같은 달 22일 발효를 하루 앞두고 유예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한국은 가장 먼저 미국과 철강 쿼터제에 합의한 국가가 됐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 일정을 조율하고 20대 그룹 CEO로 구성된 경제사절단도 꾸려 민간 접촉을 돕는 등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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