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0%로 8연속 동결…중동 불확실성 주시

신현송 총재 첫 금통위…'3고 압박' 속 중동 추이 주시
시장도 압도적 동결 예상…"향후 인상 시그널에 주목"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5.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8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은은 8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이날 회의는 지난달 취임한 신현송 총재가 주재한 첫 금통위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달러·원 환율도 1500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 역시 커지는 추세다.

다만 미국·이란 전쟁 상황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으면서 향후 성장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차원의 인상 소수의견이 제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리 인상 압력 커졌지만…중동전쟁 불확실성에 동결 무게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인하한 이후, 이번 회의까지 1년간(금통위 기준 총 8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꼽힌다.

지난 2월 말 시작된 중동 전쟁이 석 달째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양측의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전격 개방될 경우,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도 진정될 전망이다. 반면 협상이 결렬돼 확전 양상으로 흐를 경우 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이에 따라 한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한 차례 더 동결하고, 국제 정세 흐름과 시장 변동성을 좀 더 지켜보는 쪽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최근 전쟁 이후 들썩이는 물가와 환율은 금리 인상 압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37(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해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과 2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0%를 기록한 후 3월 2.2%, 지난달 2.6%로 상승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달러·원 환율 역시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기대감으로 이달 들어 환율이 다소 진정세를 보였지만, 최근 다시 1500원대를 재돌파했다.

이처럼 물가 상승압력이 심화한 반면, 그간 금리 인상의 걸림돌로 지목됐던 경기 둔화 우려는 반도체 특수로 다소 완화된 분위기다. 지난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은 1.7%로 한은이 2월 제시한 전망치(0.9%)를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 일부 금통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을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5.28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시장 예상과 일치…다음 금통위서 금리 인상 전망도

이번 8회 연속 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과 대체로 부합했다.

뉴스1이 최근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26일 발표한 '2026년 6월 채권시장지표(BMSI)'에서도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 중 99%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금리 인상을 전망한 응답자는 1%에 그쳤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동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고유가 현상이 장기간 지속할 우려가 있고, 국내 성장률과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종합적으로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금리 인상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조금 더 중동 전쟁의 추이와 영향을 지켜볼 필요성과 시장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이번 회의에서는 향후 인상 시그널을 제시하는 수준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는 미국·이란 전쟁 이후 높아진 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통화정책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인상이라는 행동에 앞서 이번 회의에서는 동결과 사전적인 인상 신호를 주고, 다음 금통위(7월)에서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