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연 2.5% 7연속 동결…중동發 물가·환율 불안에 발목(종합)

이창용 마지막 금통위…1400원 후반 고환율 지속·고유가에 물가 우려
한은, 올해 성장 전망 '2.0%→2.0% 하회' 전환…"현재 금리수준 유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6.4.10 ⓒ 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유지했다. 이로써 한은은 7차례 연속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미국과 이란이 최근 휴전을 선언했으나, 상황이 완전히 종료되지 않은 상태다. 유가와 환율이 동반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박이 커졌지만, 동시에 실물경제 둔화 우려가 겹치면서 금리 인상도, 인하도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5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낮춘 이후, 이번 회의까지 총 7차례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관망 기조를 이어갔다.

중동전쟁으로 고유가·고환율 지속…불확실성 확대

금리 동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중동 전쟁에 따른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꼽힌다.

실제 최근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내 물가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했다. 지난 2월 상승률(2.0%)보다 상승 폭이 0.2%포인트(p) 확대된 수치다.

달러·원 환율 역시 변동성이 확대됐다. 최근 미국·이란의 2주 휴전 합의로 전날 종가 기준 1482.5원까지 하락했지만, 최근까지 1520대를 기록한 바 있다. 중동 상황이 다시 악화할 경우 언제든 1500원대를 재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환율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섣불리 인하할 경우, 원화 약세를 더욱 부추겨 수입 물가 상승을 자극할 위험이 크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통방문)을 통해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상방압력이 크게 확대되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이 이를 일부 완화하면서 2%대 중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2월 전망치(2.2%)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근원물가 상승률도 당초 전망(2.1%)보다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중동전쟁으로 물가의 상방압력 및 성장의 하방압력이 함께 증대되고 금융·외환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향후 중동사태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며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0일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중동 정세·환율 등 반영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는 일곱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에너지 가격 상승에…올해 2% 성장 어려울 듯

전쟁으로 인해 물가의 상방압력이 커짐과 동시에, 성장의 하방압력 또한 확대된 점 역시 한은이 기준금리를 조정하지 못한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란 전쟁 등을 반영해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0.4%포인트(p) 낮췄다.

이에 정부는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편성해 경기 부양에 나섰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려 통화 긴축에 나서면 재정정책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금통위는 "중동사태 이후 경제심리가 약화되고 일부 업종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하는 등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되는 모습"이라며 "앞으로 국내경제는 반도체 수출 호조 및 추경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가격 상승 및 공급 차질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되면서, 올해 성장률이 지난 2월 전망치(2.0%)를 하회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7연속 금리 동결 결정은 시장의 예상과 일치했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채권 보유·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답했다.

뉴스1이 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도 응답자 전원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ir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