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예산 12% 늘었는데…해양·지진·예보 6개 사업은 16% 삭감

재정사업평가 결과 반영…6개 사업 554억→465억 원
AI·수치모델 등 신규 사업 확대…김위상 "국민안전 따져야"

서울 동작구 기상청 서울청사 전경.ⓒ 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기후위기 속 내년 기상청 전체 예산은 올해보다 12% 넘게 늘어나지만 해양·지진 관측과 지진조기경보, 예보시스템 등 기존 관측·경보 관련 6개 사업 예산은 16% 넘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수치모델을 결합한 첨단예측 등 신규 사업에는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현재 운영 중인 관측·예보 인프라 상당수는 재정사업평가를 이유로 감액 대상에 오른 것이다.

28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실이 기상청에서 받은 '2026년 본예산 대비 2027년 정부안 기준 감액 사업 전체 목록'에 따르면 '통합재정사업평가 결과'를 이유로 감액된 사업은 6개다. 이들 사업 예산은 올해 554억 3900만 원에서 내년 464억 6400만 원으로 89억 7500만 원, 16.2% 감소한다.

감액 폭이 가장 큰 것은 지역 기후정보 생산·활용 사업이다. 올해 35억 2700만 원에서 내년 26억 3600만 원으로 25.3% 줄어든다. 예보관의 위험기상 분석과 예·특보 생산을 지원하는 선진예보시스템 구축·운영 예산도 67억 8000만 원에서 55억 200만 원으로 18.8% 삭감된다.

태풍과 풍랑 등 해상 위험기상을 감시하는 해양기상관측망 확충·운영은 141억 600만 원에서 119억 2000만 원으로 15.5% 줄어든다. 지진관측망 확충·운영은 93억 8400만 원에서 79억 8500만 원으로 14.9%, 지진조기경보시스템 구축·운영은 50억 6900만 원에서 43억 900만 원으로 15.0% 각각 감소한다. 기상자료 수집·분배 등에 쓰이는 기상정보통신시스템도 14.8% 감액된다.

감액은 이들 사업에 그치지 않는다. 사업 종료나 다른 사업과의 통합 등으로 예산이 전액 빠지는 사업을 제외하고도 내년 예산이 줄어드는 계속사업은 모두 20개다. 이들의 감액 규모는 총 150억 9200만 원이다. 지상·고층 기상관측망과 위험기상 선제 대응 기술개발, 기상위성 융합활용 기술개발 등도 포함됐다.

반면 기상청의 전체 예산 규모는 커진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7년 기상청 예산안은 6161억원으로 올해보다 12.2% 증가했다. 기상청은 예산안 발표 당시 "기후위기 감시·예측은 미래 대응과 국민안전의 출발점"이라며 첨단 예측기술 투자를 주요 증액 분야로 제시했다.

특히 AI와 수치모델을 결합해 위험기상 예측을 고도화하는 '국가수치모델 첨단화 및 다분야 확산 기술개발'에 113억 원을 새로 편성했다. 한반도와 동아시아를 대상으로 장기 기후예측체계를 구축하는 '기후위기 대응 국가기후예측시스템 개발'에도 73억 원을 투입한다.

김 의원은 "기상청 전체 예산을 12% 늘리면서 정작 현장에서 운영 중인 해양·지진 관측과 예보 체계 예산을 일률적으로 줄이는 것이 합리적인지 의문"이라며 "재정사업평가 결과만 기계적으로 적용할 게 아니라 국민 안전에 미칠 영향을 따져 예산을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