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은 해상풍력 계통 먼저…韓 허가만 33GW, 사업화 '글쎄'

獨, 정부가 부지 사전검토·송전사업자가 계통 구축
한국도 계획입지·장기입찰 도입…업계 "실행력이 관건"

제주시 한림읍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한림해상풍력발전기의 모습 ⓒ 뉴스1 고동명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해상풍력을 2045년 7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하려는 독일 측이 한국에 정부 주도의 부지·계통 준비와 예측 가능한 사업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국내 해상풍력은 발전사업허가가 33GW에 달하지만 실제 상업운전은 0.37GW에 그쳐 허가 이후 사업화 단계의 병목 해소가 과제로 지목됐다.

14일 열린 제5차 한-독 재생에너지 비즈니스 포럼에서는 '풍력에너지: 정책에서 현장으로'를 주제로 한국과 독일 정부, 국내외 풍력기업 관계자들이 정책을 실제 투자와 건설로 연결하기 위한 조건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독일 경제에너지부는 자국의 중앙계획형 해상풍력 개발체계를 소개했다. 연방해양수로청(BSH)이 후보지의 환경조건과 자원 잠재력을 사전 검토하고 연방네트워크청이 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한다. 송전사업자는 계통연계를 계획·건설하고, 낙찰 사업자는 계통이 확보된 부지에서 풍력단지를 개발한다.

독일의 해상풍력 설비는 현재 10.8GW로, 2030년 30GW, 2035년 40GW, 2045년 70GW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입찰제도도 개편 중이다. 독일 정부는 먼저 보조금 없는 시장기반 경쟁입찰을 진행하고 성립하지 않을 경우 차액계약(CfD) 방식의 지원입찰로 넘어가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계획입지를 도입해 허가 중심의 개발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를 통해 2026~2031년 총 25GW 규모의 해상풍력 예비지구를 발굴하고, 2035년 25GW 보급을 위해 2026~2035년 매년 최소 4GW씩 총 55GW 규모를 입찰할 계획이다.

다만 현재 국내 해상풍력은 33GW가 발전사업허가를 받았지만 상업운전 중인 사업은 18개, 0.37GW 수준이다.

국내외 업계에서는 제도 도입 이후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는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독일계 시험인증 기관인 티유브이 슈드(TUV SUD)는 정책·인허가와 계통연계, 주민수용성, 경제성·인프라를 사업 실행의 주요 제약요인으로 꼽았다. 시험·검증시설과 공급망, 항만, 전문인력도 사업 일정에 맞춰 함께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공급망 차질이 실제 공사 지연으로 이어진 해외 사례도 공유됐다.

국제 해상풍력 개발·운영사 '스카이본'(Skyborn) 관계자는 대만 윈린 해상풍력 사업에서 하부구조물 운송·설치 사업자 문제로 건설 일정이 늦어진 경험을 소개하며 "신뢰할 수 있는 공급업체 선정과 현지·국제 공급망의 균형, 현실적인 사업비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육상풍력에서도 비슷한 사업화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리벤트에너지는 국내 육상풍력 사업이 평균 약 6년의 인허가 기간 동안 8개 부처와 22개 규제를 거친다고 분석했다. 기존 노후 단지를 대형 터빈으로 교체하는 리파워링도 별도 법적 정의가 없어 신규 사업에 가까운 절차를 다시 거쳐야 하고 기존 계통접속권 승계도 제도적 과제로 제시됐다.

ac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