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에 하수처리수 30만톤…수질·가격·관로 '3중 난관'

"초순수 장기 안정성 관건"…광역관로 인허가·요금체계도 과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반도체 산업 인재양성 협력회의'에 참석해 지·산·학 반도체 산업 인재양성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7.31 ⓒ 뉴스1 전원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호남권 반도체 산업단지에 하루 30만 톤의 하수처리수를 공업용수로 공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제 사업화까지는 수질과 가격, 광역 공급관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환경한림원 주최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15일 열린 '국가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산업용수 공급방안' 심포지엄에서는 하수처리수를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대체 수원으로 활용하는 데 필요한 조건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수질 신뢰성이다. 정종민 순천향대 에너지환경공학과 교수는 하수 방류수에는 기존 댐용수와 달리 요소(Urea)와 같은 저분자 중성 유기물과 미량오염물질 등이 존재할 수 있다며, 단순히 수질이 좋고 나쁜 문제가 아니라 초순수 원수로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반도체용 재이용수에는 일반 공업용수보다 세분화된 관리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정 교수는 수질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자동분석이 어려운 요소나 과불화화합물(PFAS) 등은 정밀분석을 병행하는 한편, 이상이 발생하면 재이용수 공급을 끊고 기존 댐용수로 즉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비용도 변수다. 이경혁 명지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일반 공업용수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지만 하수 재이용수에는 부가세가 붙는 점을 지적했다. 사업마다 투자비와 관로 길이, 요구 수질이 달라 요금 편차가 큰 만큼 국가 주도 사업으로 확대하려면 표준 요금 산정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물을 멀리 보내는 광역관로 역시 걸림돌로 꼽혔다. 나승진 태영건설 민자사업팀 부장은 하수재이용시설이 현행 토지보상법상 공익사업이나 국토계획법상 기반시설에 포함되지 않아 광역관로를 놓으려면 연계 지방정부마다 도시계획시설 결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련 절차가 늦어지거나 지방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사업 자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수원 사업은 2019년 업무협약을 맺은 뒤 2021년 시험시설 운영, 2025년 삼성전자의 하루 21만㎥ 수요 확정을 거쳤다. 올해 1월에는 민간투자사업 적격성 조사를 요청하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했다.

전문가들은 하수처리수가 기존 댐용수를 모두 대체하는 방식보다는 댐·하천수와 하수재이용수, 기업 자체 재이용수를 함께 운용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봤다. 정 교수는 지역별 산업용수 수요를 미리 산정해 각 수원의 적정 분담량과 수질사고·가뭄 때 전환체계까지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ace@news1.kr